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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도 먹고 싶은 기인 칼국수
여름 같은 가을, 삼척 해수욕장을 찾아가는 길에 홍새우의 진한 향과 따뜻한 인심이 어우러진 작은 칼국수집, ‘기인 칼국수’가 눈에 들어왔다. 가게 이름부터 범상치 않은 이곳은, 과거 횟집을 운영하던 이종호 대표가 동해 바다에서 나는 홍새우의 특별한 맛에 반해 개발한 음식들로 가득하다. 그러나 이곳의 진정한 매력은 맛있는 음식에 그치지 않는다. 그것은 바로 주인 부부의 구수한 고향 내음 가득한 인심이다.
이대표는 홍새우와 칼국수의 조화가 만들어낸 새로운 맛을 찾기 위해 오랜 시간을 들여 연구하고, 결국 이곳에 ‘홍세우 칼국수’를 내놓았다. 그 맛은 바다의 향과 홍새우의 깊은 풍미가 어우러져 누구나 쉽게 반할 수밖에 없는 기분좋은 맛이다. 칼국수를 먹는 것이 아니라, 바다의 향과 어머니의 손맛이 담긴 특별한 한 끼를 맛보는 기분이다. 특히, 가게 이름인 ‘기인’은 그의 어머니의 이름에서 따온 것으로, 어린 시절 어머니가 만들어주던 칼국수와 김치의 비법을 전수받아 창업하게 되었다는 이야기는 이곳의 음식을 더욱 특별하게 만든다.
가게의 이름만큼이나 따뜻한 에피소드도 있다. 어느 날, 근처에서 휴가를 보내던 3대 가족이 이곳을 찾았다. 특히 그 가족의 5살 손주가 칼국수를 처음 맛보았는데, 처음엔 고집을 부리며 먹지 않겠다고 하더니 할아버지의 권유로 한 입 맛보고는 반해버렸다. 그날 밤, 손주가 다음 날 아침에도 칼국수를 먹으러 가자고 졸라댔다. 결국 이른 아침, 손자와 할아버지는 다시 이곳을 찾아 또 한 번 칼국수 한 그릇을 비웠다고 한다. 이 에피소드는 그 어떤 음식보다 큰 경험을 주는 ‘기인 칼국수’의 매력을 잘 보여준다.
손님은 기분좋은 동반자
이대표에게 손님이란 무엇인지 물었을 때, 그는 "손님은 기분 좋은 동반자"라고 답했다. 그의 말처럼, ‘기인 칼국수’는 식사만을 제공하는 곳이 아니다. 그곳에서 맛보는 음식은 그저 배를 채우는 것이 아닌, 사람을 사랑하는 주인의 정이 넘치는 기분 좋은 동반자와 함께하는 따뜻한 시간이다.
이 대표는 앞으로도 '인위적인 홍보보다는 맛과 정이 넘치는 가게로 입소문을 타 다시 찾고 싶은 홍새우 칼국수집으로 만드는 것이 소원'이라고 말한다. 이러한 그의 진심은 결국 손님들의 발걸음을 다시 이곳으로 이끄는 원동력이 될 것이다.
어느덧 저녁이 되면, 나는 문득 기인 '홍세우 칼국수'가 생각난다. 그 따뜻한 국물 한 모금과 홍새우의 풍미가 가득한 칼국수를 먹고 나면, 아침에도 다시 그 맛을 느끼고 싶어진다. 이곳은 끼니를 때우는 식당이 아니라, 다시 찾고 싶은 맛과 정이 깃든 작은 행복이 넘치는 사랑방이자 공간이다.
기인 홍세우 칼국수 https://naver.me/GzgUwvu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