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 만학 일기
혼란 시대, 탈진실의 위기
모 대학교 대학원 문화예술경영 전공, ‘공공예술론‘ 강의에서 강윤주 교수는 우리는 지금 가짜와 진실 구분이 모호한 혼란시대 ’ 탈진실 시대의 위기‘ 에 살고 있다고 했다. 진실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질문은 오래전부터 존재해 왔지만, 이제는 그 답을 찾기조차 어려워진 듯하다. 정보의 홍수 속에서 진실과 거짓의 경계는 희미해졌고, 사람들은 자신이 믿고 싶은 것만을 믿으며 살아간다. 혼란의 시대, 우리는 어디로 가고 있는 것일까?
진실을 알기 위해서는 사실에 기반한 정보가 필요하다. 하지만 오늘날 우리는 넘쳐나는 정보의 홍수 속에서 오히려 혼란을 느낀다. 과거에는 신문이나 방송과 같은 전통적인 매체를 통해 정보가 전달되었고, 그 정보는 상대적으로 검증된 것들이었다. 하지만 인터넷과 소셜 미디어의 등장으로 인해 누구나 정보를 생산하고 유포할 수 있게 되었다. 그 결과, 진실과 거짓이 뒤섞인 정보들이 무분별하게 확산되면서 사람들은 무엇을 믿어야 할지 혼란스러워하고 있다.
탈진실의 시대는 단순히 정보의 과잉에서 비롯된 문제가 아니다. 사회적, 정치적 상황과 깊이 연관되어 있다. 사람들은 자신의 신념과 맞지 않는 정보를 쉽게 외면하고, 자신이 믿고 싶은 것만을 선택적으로 받아들이는 경향이 있다. 이렇게 형성된 '에코 챔버'는 개인의 신념을 강화시키고, 다른 의견이나 사실을 왜곡하게 만든다. 결과적으로 우리는 점점 더 자신만의 진실 속에서 고립되며, 서로 다른 '진실'을 가진 사람들이 충돌하는 사회가 되고 말았다.
이 혼란의 시대는 개인뿐만 아니라 사회 전반에 걸쳐 깊은 불안을 야기하고 있다. 사람들이 그 진실을 찾지 못할 때, 그들은 두려움을 느끼기 마련이다. 이 같은 두려움은 종종 분노와 증오로 변질되어 사회적 갈등을 일으킨다. 우리는 점점 더 극단적인 의견과 행동에 노출되며, 이는 사회를 더욱 불안정하게 만든다. 탈진실의 시대는 이렇게 공포와 불안의 시대이기도 하다.
하지만 이 혼란 속에서도 우리는 희망을 찾아야 한다. 진실은 존재하며, 그것들을 찾고자 하는 노력도 중요하다. 쉽지 않은 길이지만, 서로 의견을 존중하고, 다양한 관점을 이해하며, 진실을 향해 나아가야 한다. 정보의 홍수 속에서 헤매지 않기 위해서는 비판적 사고와 객관적인 판단이 필요하다. 우리가 직면한 탈진실의 위기는 인간의 본질적인 신뢰와 공동체 정신을 회복함으로써 극복할 수 있을 것이다.
이 혼란의 시대, 우리는 진실을 잃어버린 것이 아니라, 진실을 찾는 방법을 잊어버린 것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우리가 다시 진실을 찾기 위한 여정을 시작할 때, 비로소 이 혼란과 공포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이다. 진실을 향한 끊임없는 탐구와 노력이야말로 우리 사회를 다시 건강하게 만들고, 두려움 없이 살아갈 수 있는 길을 열어줄 것이다.
공공선 실현과 인간중심 예술의 상호 보완
공공선이란 사회 전체의 이익을 증진시키는 것을 의미하며, 이는 인간 사회가 추구해야 할 궁극적인 목표 중 하나이다. 동시에 인간중심의 예술은 인간의 경험, 감정, 그리고 가치에 중점을 두며, 개인 내면세계를 표현하고 확장시키는 역할을 한다. 이 두 개념은 처음에는 서로 다른 목적을 가진 것처럼 보일 수 있지만, 실제로는 상호 보완적이고 완충적인 관계를 형성하며, 함께 존재할 때 그 진정한 가치를 발휘할 수 있다.
공공선 실현은 사회 전체의 이익을 고려해야 하므로, 때로는 개인의 자유나 창의성을 제한할 필요가 있다. 이는 공익을 위해 필요한 조치일 수 있지만, 과도하게 강요될 경우 개인권리와 자유가 침해될 위험이 있다. 이때 인간중심의 예술은 이러한 위험을 완화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예술은 개인의 목소리와 표현을 강조함으로써, 공공선 추구 과정에서 잊히기 쉬운 인간의 개별성을 다시금 부각한다. 예술을 통해 개인은 자신의 내면을 탐구하고, 그 경험을 다른 이들과 공유함으로써 사회적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다.
또한, 예술은 공공선 실현에 기여하는 강력한 도구이다. 인간중심의 예술은 사람들이 자신과 타인의 감정을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도록 돕는다. 이는 사회적 갈등을 해소하고, 다양한 배경과 가치를 가진 사람들이 조화롭게 공존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한다. 예술을 통해 우리는 서로의 차이를 이해하고 존중하는 법을 배우며, 공공선 실현을 위한 집단적 노력에 참여할 수 있다.
반대로, 공공선은 예술의 사회적 역할을 강화시킨다. 예술이 개인의 창의성과 자유로운 표현을 장려하는 동시에, 그것이 사회적 이익과 연결될 때 예술은 큰 의미를 갖게 된다. 예술은 사회적 메시지를 전달하고 변화와 혁신을 이끄는 원동력이 될 수 있다. 이러한 과정에서 공공선은 예술의 방향성을 제시하며, 예술이 사회적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돕는다.
결국, 공공선 실현과 인간중심의 예술은 서로를 보완하며, 각자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할 수 있도록 상호 작용한다. 공공선은 예술이 사회적 맥락에서 의미를 갖도록 하고, 예술은 공공선이 인간의 다양성과 개별성을 충분히 반영하도록 하는 완충제 역할을 한다. 이러한 상호 보완적 관계 속에서, 우리는 더 나은 사회를 만들 수 있는 가능성을 발견하게 된다.
이 두 개념이 균형을 이루며 상호 보완적으로 작용할 때, 우리는 인간의 존엄성과 공동체의 이익을 동시에 추구할 수 있는 길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궁극적으로 인간이 살아가는 세상을 더 풍요롭게 만들고, 진정한 의미의 공공선을 실현하는 데 기여할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가 할 일은 뭔가?
탈진실 시대의 위기 속에서 우리가 해야 할 일은 먼저 비판적 사고 능력을 강화하여 정보를 접할 때 신뢰성을 평가하고 맹목적인 수용을 피하는 것이다. 또한, 사실 확인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뉴스와 정보를 교차 검증하며 출처를 확인하는 습관을 길러야 한다. 이를 위해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을 강화하여 가짜 정보에 대한 방어력을 키워야 하며, 개인과 미디어 모두 정보 유통에 있어 윤리적 책임감을 갖고 행동해야 한다. 더불어 서로 다른 의견을 존중하고 진실을 향한 건설적 대화를 통해 소통을 강화해야 하며, 정치, 언론, 기업 등이 투명하게 정보를 제공하도록 요구하는 것이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진실을 수호하기 위해 공동체의 협력과 사회적 연대를 강화하는 것이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