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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연섭 Oct 24. 2024

에너지 충전, 맨발 걷기!

110. 글로 걷는 맨발 걷기

추암해변 맨발 걷기, 특별한 경험

맑은 하늘과 잔잔한 파도가 맞이해 주는 동해 추암해변에서 맨발 걷기 326일 차를 보냈다. 삼척 방향 증산 쪽에 차를 세우고, 해변 북쪽을 향해 걸음을 내디뎠다. 평소 술자리와 장거리 운전이 잦은 연출자와 함께했다. 연출자는 최근 삼척시에서 열린 제30회 강원민속예술축제에서 시 대표팀의 민속 연출을 담당하며, 지난 4개월 동안 동해와 서울을 오가며 지도를 해오던 임웅수 대한민국농악연합회 이사장이다.


해단식을 앞둔 이날 낮 해변을 걷는 동안 우리는 자연스럽게 서로의 이야기와 생각을 나누었다. 맨발로 모래를 밟을 때마다 발바닥을 간질이는 듯한 감각이 신선하게 다가왔다. 도시의 복잡한 일상에서 벗어나, 바람과 파도 소리, 그리고 모래의 따뜻한 촉감을 느끼는 이 시간이 무척 소중했다.


추암해변을 몇 차례 왕복한 후, 우리는 모래사장에 자리를 잡고 접지(earthing)를 위해 잠시 앉았다. 접지는 지구의 자연적인 에너지를 몸으로 받아들이는 과정인데, 나와 선배는 이 짧은 시간이 주는 깊은 휴식을 만끽하며 잠시 명상의 시간을 가졌다. 파도 소리와 함께하는 이 명상은 일상의 번잡함을 씻어내주는 듯했다.


해변에서의 시간을 마무리할 무렵, 연출자 선배는 말했다. “일반 걷기도 좋지만, 해변에서 맨발로 걷는 것은 참 많은 차이가 있는 것 같아. 특히, 걸을수록 에너지가 충전되는 느낌이 좋아” 선배의 맨발 소감에 나도 고개를 끄덕였다. 짧은 시간 걷기로도 이렇게 큰 차이를 느낄 수 있다는 사실이 신기했다.


맨발 걷기를 시작한 지 326일이 넘는 시간 동안 많은 것을 느끼고 배웠지만, 선배와 함께한 이 날 경험은 그중에서도 특별했다. 도심 속에서는 느낄 수 없는 자연과 교감을 통해 몸과 마음이 치유되는 것을 선배에게 온전히 전달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해변에서의 맨발 걷기는 나 자신과 자연, 그리고 동행자와의 깊은 연결을 경험하는 순간이었다.


이제 나는 더 자주 해변을 찾을 것이다. 추암해변에서의 그 특별한 경험이 나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곳에서 선배와 나누었던 대화와 자연 속에서의 맨발 걷기는 앞으로도 나의 마음속에 오랫동안 남아 있을 것이다.

즐거워하는 임웅수 이사장, 사진_ 조연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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