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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연섭 Nov 19. 2024

바닷물 따뜻한 겨울, 걸어야 하는 이유?

126. 맨발 걷기

조연섭, 조연섭을 큰 소리로 외치며 추암을 가로질러 마주 오는 두 맨발러가 있다. 분주한 공직 생활로  평소 무관심 했던 자기관리를 맨발 걷기로 보상받는 느낌, 두분의 열정적인 행진 현장이다. 조연섭을 큰 소리로 외치는 모습은 추위를 이기려는 방어일 수도 있지만 같은 공간에서 함께한다는 동지애의 표현이 아닐까 싶다. 덩달아 에너지 넘치는 맨발 걷기 행진이다.

글의 주인공 두 맨발러의 추암 대행진, 사진_ 조연섭

추암해변 맨발 걷기 347일 차, 체감온도 영하 1도 상황에서도 맨발 걷기가 가능한 이유는 바닷물이 해양과 대기의 물리적 특성과 열전달 원리에 의해 상대적으로 포근하게 느껴지기 때문이다. 오늘은 영하의 기온에도 바닷물이 포근한 이유에 대해서 알아보고 맨발 걷기에는 어떤 영향이 있는지, 겨울 해변을 왜  걸어야 하는지 생각해 본다.


바닷물은 높은 열용량을 가지고 있어, 주변 공기보다 열을 더 오래 저장하고 천천히 방출한다. 따라서 바닷물의 온도는 공기 온도보다 상대적으로 높은 상태를 유지하며, 특히 새벽이나 기온이 낮은 시간대에 더 따뜻하게 느껴질 수 있다. 이는 맨발로 물속을 걸을 때 피부가 공기보다 따뜻한 물에 접촉함으로써 포근한 느낌을 주는 주요 요인이다.

바다는 낮 동안 흡수한 태양 복사 에너지를 밤과 새벽에 천천히 방출한다. 얕은 해안 지역은 파도와 해류의 지속적인 운동으로 해수의 온도가 일정하게 유지되며, 체감 온도 대비 더 따뜻한 환경을 제공한다.

체감온도는 공기의 온도와 바람의 속도, 습도에 따라 달라진다. 추운 날씨에는 바람이 피부 표면의 열을 빠르게 빼앗아 체감온도를 낮추지만, 물속에서는 바람의 직접적인 영향을 덜 받는다. 게다가 바닷물은 공기보다 열전도율이 높아, 피부와 물 사이의 열 교환이 빠르게 이루어져 공기 중보다 더 따뜻한 느낌을 준다.

바닷물은 염분을 포함하고 있어 어는점이 낮아 영하의 기온에서도 얼지 않고 액체 상태를 유지하는 이유다. 이로 인해 겨울철에도 바닷물은 주변 환경보다 상대적으로 따뜻한 상태를 유지한다.


겨울 해변은 맨발 걷기에 독특하고 강력한 환경적 조건을 제공한다. 추운 날씨와 해변의 자연적 특성은 신체와 정신 모두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복합적인 치유 효과를 가지며, 이는 면역력 향상 및 전반적인 건강 증진으로 이어질 수 있다.


겨울의 찬 공기와 해변의 모래 및 바닷물은 신체에 강렬한 자연적 자극을 제공한다. 찬 기운이 피부에 닿는 순간, 말초혈관은 수축과 확장을 반복하면서 혈액 순환이 개선되고, 이 과정에서 면역세포인 백혈구와 자연살해세포(NK 세포)의 활동이 증가한다. 이는 외부 병원체와 싸우는 신체의 방어력을 높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추운 환경은 적당한 스트레스(호르메시스)를 유발하며, 신체는 이를 극복하기 위해 대사와 면역 기능을 최적화한다. 이러한 스트레스는 열충격 단백질 및 냉충격 단백질의 발현을 활성화하여 세포 재생과 회복을 돕는다.


해변 맨발 걷기는 접지(Earthing)라는 과학적 개념과 연결된다. 지구의 표면에는 음전하를 띤 자유 전자가 풍부하며, 맨발로 모래나 바닷물에 접촉하면 체내 활성산소를 중화시키고 염증을 줄이는 효과가 있다. 이는 면역계의 균형을 회복하고, 만성 스트레스와 염증으로 인한 질환을 예방하는 데 도움을 준다.


겨울 해변은 고농도의 음이온을 제공하는 공간이다. 음이온은 공기 중에 떠다니는 미세 염분 입자와 결합하여 폐와 기도를 정화하고, 스트레스를 줄이며 체내 에너지를 증대시킨다. 겨울철에는 바닷물의 염도가 더 높아지는 경향이 있어, 해수의 접촉은 피부 및 혈관 건강에도 유익하다.


겨울 해변은 고요하고 차분한 환경을 제공하며, 이는 맨발 걷기를 통한 심리적 안정 효과를 극대화하기도 한다. 걷기 중에 들리는 파도 소리와 바람의 느낌은 뇌의 알파파 활동을 증가시켜 심리적 긴장을 완화하고, 명상과 유사한 상태를 유도한다.


겨울철 많은 사람이 계절 정서 장애(SAD)를 경험한다. 햇빛이 적은 계절에 야외 활동을 통해 자연광을 흡수하면 세로토닌 분비가 촉진되고 기분이 개선된다. 해변의 넓은 시야와 차가운 공기는 우울감을 줄이는 데 효과적이며 말초 혈액순환의 활성화와 함께 체온 조절 기전을 강화하여 면역계의 전반적 균형을 유지한다. 이는 바이러스성 질환 및 감기와 같은 겨울철 질환의 예방에 효과적이다.


맨발로 해변을 걷는 동안 몸은 체온을 유지하기 위해 에너지를 소비하고 대사를 촉진한다. 이는 열량 소모를 증가시키며, 체내 불필요한 지방과 독소를 제거하는 데 크게 기여한다.

겨울 해변 맨발 걷기, 필요한 이유

추운 날씨는 활동을 망설이게 만들 수 있지만, 겨울 해변에서의 맨발 걷기는 면역력을 강화하고 심신의 조화를 이루는 효과적인 자연 치유 방법이다. 찬 기운을 맞이하며 자연과 접촉하는 이 활동은 체내 에너지 순환을 촉진하고, 몸과 마음의 건강을 증진시키는 데 탁월한 효과를 제공한다. 겨울 맨발 걷기는 현대인이 자연과 연결될 수 있는 하나의 강력한 매개체로 자리 잡을 수 있다.

맨발러의 행진, 사진_ 조연섭
따뜻한 겨울바다에 발을 맡기고, 촬영_ 조연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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