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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연섭 Jan 24. 2024

첫눈과 피는 꽃, 찬물래기 복수초!

68. 매거진 동쪽여행!

찬물래기 복수초, 사진_김묘연(2024.1.17)

동해시 천곡동 도심 냉천 공원 찬물내기 일대는 1월인 지금 복수초가 활짝 펴 노란 세상이다. 찬물래기 복수초는 첫눈과 함께 피는 꽃으로 전해온다. 그만큼 빨리 핀다는 의미다. 동해시 천곡동 동해시청에서  맞은편 남쪽으로 300미터쯤 가면 큰 나무 숲 아래 작은 동굴 같은 샘이 있다. 바위사이로 사철 내내 샘이 솟아나는데, 비가 와도 늘지 않고 가물어도 물이 줄지 않으며 여름엔 차고 겨울엔 따뜻했다. 초록봉에서 내리는 물이 땅속으로 흐르다가 이곳에 이르러 샘으로 솟아난다고 한다. 뼈가 시릴 만큼 찬물이 난다고 해서 샘 이름이 '찬물내기'다.


지명도 재미있다. 한자로는 '냉천(冷泉)'이라고 하는데 요즘엔 '냉천'보다 '찬물내기'를 더 많이 쓴다. 토박이말이 한자말을 밀어낸, 드문 사례라고 하겠다. '내기'는 움직씨 '난다'를 이름씨꼴로 쓰면 '나기'가 되는데, 시골내기, 풋내기, 냄비에서 보듯 역행동화가 일어나 '내기'로 바뀐 것으로 보인다고 한다.

복수초, 사진_김묘연(2024.1.17)

이 찬물내기 둘레 산비탈에 '복수초'가 자란다. 복수초는 대개 3~4월에 꽃을 피우지만 이곳에서는 1월부터 꽃을 피운다. 요즘엔 얼음 사이에서 피는 꽃이라고 '얼음새꽃'이라고 하거나 눈을 삭이고 올라오는 꽃이라고 '눈삭이꽃'이라고도 하는데, '얼음새꽃'이 더 지지를 받는 모양새다.

※ '복수초'를 한자로는 '福壽草'로 쓴다. 글자로만 보면 행복(福)과 장수(壽)를 뜻하는 것이지만 '앙갚음, 되갚아줌' 뜻이 있는 '복수'란 낱말도 있어서 꽃 이름으로는 아름답지 않다. 일본에서는 복수초 말고도 원일초(元日草), 삭일초(朔日草)라고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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