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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어때] 노동의 땀 희망의 맛, 공장촌 ‘돼지탕’

10. 맛집멋집 오늘 어때

by 조연섭

취사병은 동해 대동아파트 뒤편 철길 골목으로 과거 산업의 심장이 뛰던 곳에 위치한 국민포차다. 유난히 슬프게 추운 올 겨울 이곳은 최근 따뜻한 돼지탕 한 그릇과 “덕이 되는 소주 한 잔”이 다시금 사람들의 일상에 위로를 건네는 자리로 소문나고 있다.


근대산업의 상징, 좁은 철길 골목에 자리 잡은 “국민포차 취사병” 취사병 출신 청년이 직접 운영하는 곳으로 특히 최근 개시한 공장촌 근로자들의 퇴근길 술안주 "공장촌 돼지탕"이 인기다. 돼지탕은 근대 산업화의 그늘 속에서도 서로를 격려하며 살아가던 시절의 정서를 되살리는 문화적 아이콘이자, 오늘날 희망 고갈의 시대를 헤쳐 나가는 작은 불씨다.

추억의 위문열차에 열광하는 고객
공장촌 돼지탕
돼지탕 설명서, 디자인_ 조연섭

산업 근로자의 삶을 품은 돼지탕

과거 철강, 시멘트 등 공장지대에서 돼지탕은 산업 근로자들에게 하루의 고된 노동을 잊게 해주는 작은 위안이자, 동료들과 함께 삶을 나누는 소박한 축제였다. 돼지탕 한 그릇의 그 깊은 국물 맛에는 노동의 땀방울, 서로를 위하는 정, 그리고 삶의 고단함을 이겨내려는 강인한 의지가 담겨 있었다. 국민포차 취사병의 이 같은 레시피 발굴과 노력은 역사적 맥락을 계승하고 있는 청년대표의 정신과 철학이 담겨있다. 이 돼지탕의 뜨거운 국물이 전해주는 온기는 몸을 데우는 것이 아니라, 그 시절 고난과 희망을 한입에 담아내는 시간 여행을 가능하게 한다.


희망의 맛, 돼지탕

현대 사회는 과거와는 다른 방식으로 고된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 고용 불안, 지역 인구 감소, 경제적 양극화 등은 희망을 고갈시키고 사람들을 고립으로 몰아넣는다. 이러한 시대적 배경 속에서 “국민포차 취사병”이 선보인 돼지탕은 추억 속 옛 맛을 되살리며 지역의 정서를 복원하고, 사람들을 다시 공동체로 엮는 역할을 하고 있다. 한 그릇의 따뜻한 돼지탕은 오늘날 사람들에게 “괜찮다”, “다시 시작할 수 있다”는 위로의 메시지를 전한다. 공장촌 돼지탕이 지역 주민들에게 작은 희망이 될 수 있는 이유는, 그것이 단순 음식보다 인간적 연대와 공동체의 힘을 상징하기 때문이다.

돼지탕…짱, 조성중 여행책방 잔잔하게 대표
추억의 위문열차, 취사병 소문난 콘서트

골목의 부활, 문화의 재발견

대동아파트 뒤 철길 골목은 한때 산업의 기억 속에 묻혀 있던 공간이었다. 그러나 “국민포차 취사병” 돼지탕은 이 골목을 다시 생명력 있는 장소로 탈바꿈시키고 있다. 음식이 소비의 대상이 아니라, 지역의 역사와 문화, 그리고 사람들 간의 관계를 이어주는 매개체가 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다. 취사병 이 골목에서 느껴지는 정취는 과거의 추억을 회상하게 하는 동시에, 현재와 미래의 가능성을 품고 있다. 돼지탕은 골목을 중심으로 형성되는 새로운 문화의 씨앗이다.


매월 1회 추억의 위문열차, 소문난 콘서트를 진행하고 있는 “국민포차 취사병”의 돼지탕은 잃어버린 정서를 복원하고, 새로운 희망을 이야기하는 음식이다. 한 그릇의 국물이 전하는 따뜻함은 사람들로 하여금 삶의 고단함 속에서도 함께 살아가야 할 이유를 일깨워준다.


취사병을 방문한 허시명 술평론가는 “술은 향기로 마신다며, 이 작은 골목에서 시작된 돼지탕의 부활은 지역 명물 재탄생 보다 오늘날 우리가 잃어버린 공동체의 가치를 되찾는 과정의 시작이다. 동해를 찾는 이들이 이 골목에서 돼지탕 한 그릇과 새로운 희망을 발견하기를 바란다. “라고 응원했다.

취사병을 방문한 허시명 술평론가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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