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 지역N문화
15일, 막걸리학교 트레킹 클럽 회원 20명과 두타산 무릉계 무릉반석을 방문했다. 동해 9경 중 3 경, 두타산 무릉계 초입에 자리한 ‘무릉반석‘은 우리가 생각하는 일반 암반과는 차이가 크다. 천년을 이어온 자연 캔버스이자, 인간의 창작과 흔적이 고스란히 담긴 문화적 기록물이다. 850명이 넘는 묵객들이 바위 위에 이름을 새기며 남긴 흔적들은 시간과 공간을 초월한 인문학적 가치와 예술적 감동을 전해준다. 이곳에서는 화선지가 필요 없었고, 바위 자체가 종이가 되었다.
바위 위에 새겨진 이름들, 역사와 만나다
이 반석에는 수많은 이름과 글귀가 새겨져 있다. 글자마다 당대의 문화와 감성을 담고 있으며, 누군가의 삶과 생각이 고스란히 기록되어 있다. 바위 위의 이름들은 개인적 흔적보다 그 시대의 철학과 문화를 증언하는 역사적 텍스트다. 바위가 마치 책의 페이지처럼 활용된 이 흔적들은 자연과 인간이 하나로 어우러진 독특한 유산이다.
자연이 빚은 공간, 예술과 영감의 산실
무릉반석이 있는 무릉계는 이름을 새기는 장소가 아니라 예술과 철학의 산실이었다. 시동이 차를 끓이며 묵객들을 섬기던 자리에서는 자연의 소리가 음악이 되었고, 무릉반석 위 글귀는 시가 되었다. 물이 흐르는 소리, 바람이 스치는 소리는 악기 없는 오케스트라처럼 주변을 채웠다. 이곳에서 인간은 자연의 일부로 돌아가며 영감을 얻고 창작의 열정을 불태웠다.
천년을 지키는 바위 종이
무릉반석은 시간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 견고함으로 천년을 이어왔다. 바위 위에 새겨진 글들은 비와 바람에도 지워지지 않으며, 시대를 초월한 메시지를 우리에게 전한다. 이는 돌의 물리적 특성을 넘어, 자연이 인간의 창작물과 어떻게 조화롭게 어우러질 수 있는지 보여주는 상징이다. 무릉반석은 단순히 자연의 일부가 아닌, 인간과 자연이 함께 만든 영속적 유산이다.
바위 위에 새겨진 예술의 의미
무릉반석은 과거의 묵객들이 남긴 글귀를 통해, 우리에게 자연을 대하는 태도와 창작의 의미를 되새기게 한다. 그것은 눈에 보이는 예술적 유산이 아니라, 자연과 인간의 조화 속에서 무엇이 영원할 수 있는지에 대한 성찰을 이끈다. 화선지가 아닌 바위를 종이 삼았던 무릉반석의 묵객들은 우리가 잊고 있던 자연의 본질과 영감을 상기시킨다.
동해 무릉반석은 사람과 자연이 함께 빚어낸 천년의 작품이다. 이곳에서 우리는 과거를 배우고, 현재를 돌아보며, 미래에 남길 흔적에 대해 고민하게 된다. 무릉반석은 바위 종이 위에 새겨진 예술 영속성(永續性)을 통해, 인문학적 가치를 새롭게 조명하게 하는 문화적 보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