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 지역N문화
어떤 사람은 가르치는 것으로 세상을 바꾸고, 어떤 사람은 기억하는 것으로 역사를 만든다. 오늘은 기억하는 한사람의 생각이 결실을 맺는 결과가 기대되는 그런 의미 있는 날이다.
문화기획자 30년, 수많은 프로젝트를 기획하고 실행했지만, 이번 공모사업은 조금 다르다. 국가보훈부의 ‘보훈해봄’ 사업이기 때문이다. 그 배경은 바로 동해를 수호하는 해군 제1함대 사령부의 전신, 묵호경비부 시절의 이야기다. 그 중심에는 한 명의 해군이 있다.
그의 이름은 권세춘 해군 중사.
별처럼 빛났던 한 사람, 그가 남긴 학교
시간을 1964년으로 되돌려보자. 묵호경비부에 소속된 한 해군 중사가 있었다. 그는 바다를 지키는 사람이었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일을 했다. 가정 형편이 어려워 꿈을 접어야 했던 지역 청소년들에게 ‘야학’을 열어 공부할 기회를 줬다. 그렇게 시작된 일심학교는 1964년 일심중학교가 되고, 1976년에 일심고등학교로 확장되었으며, 교육환경 변화로 폐교 되던 1986년까지 무려 1,000여명의 학생을 배출했다.
해군의 계급은 중사였지만, 그는 학생들에게 ‘별이 된 스승’이었다. 당시 학생들에게는 ‘배움’이 곧 ‘희망’이었다. 묵호경비부에서 바다를 지키던 해군 중사가, 아이들의 미래까지 지킨 것이다.
이제 우리가 기억해야 할 때
그의 이야기를 그냥 역사 속 한 페이지로 남겨둘 수는 없다. 그래서 이번 공모사업을 기획했다.
이름하여 “별이 된 스승, 권세춘 해군 중사” 프로젝트.
사업은 크게 세 가지 단계로 진행된다.
감사의 편지 쓰기 – 청소년들과 해군 장병들이 권세춘 중사에게 보내는 편지를 통해 그 정신을 되새긴다.
책 만들기 – 일심학교의 역사와 학생들의 이야기를 엮어 한 권의 책으로 남긴다.
북콘서트 – 청소년, 문화원장, 해군1함대 사령관 모두 함께 책을 읽고, 기억하며, 별이 된 스승을 다시 한 번 기리는 자리를 만든다.
이 프로젝트는 일반 기록 작업과 의미가 다르다. 이것은 ‘기억의 힘’에 대한 실험이자,
우리가 지금 누구를 기억해야 하는지에 대한 질문이다.
기억하는 자가 다음 세대를 만든다
역사는 거창한 사건으로만 만들어지지 않는다.
때로는 한 사람의 신념이, 한 명의 선생이, 한 개의 교실이 역사가 된다.
권세춘 중사가 있었기에, 배움의 꿈을 꾸던 1,000여명의 학생이 있었다.
그 학생들이 사회로 나가, 또 다른 세상을 만들어갔다.
그렇다면 이제는 우리가 그를 기억하고, 또 다른 세대를 위해 이 이야기를 남길 차례다.
오늘 26일은 공모사업 발표일이다. 좋은 결과가 나오길 기대한다.
하지만 결과와 상관없이 분명한 것이 있다.
그의 이야기는, 그의 별빛은, 이미 우리의 가슴속에 오래도록 빛나고 있다는 것.
오늘도 우리는 그 별을 바라보며 길을 찾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