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 기획자 이야기 논골담길
4일 새해 지역 첫 방송, TJB 화첩기행 동해시 편에서 묵호 논골담길이 소개됐다. 필자는 기획자로 출연해 논골담길의 기획 의도, 정신, 구성 내용, 그리고 추진 과정을 설명하며 이 공간이 지닌 특별한 의미를 나눌 기회를 가졌다. 논골담길은 매년 벽화가 성장하는 특징이 있으며 복제할 수 없는 묵호사람의 삶과 이야기를 담은 지역성과 장소성에 집중한 곳이다. 공공예술과 민관거버넌스를 통해 지역의 정체성을 되살리고 지속 가능성을 확보한 마을재생의 모범 사례다. 이번 방송은 논골담길의 진정한 가치를 더욱 많은 이들에게 알릴 수 있는 뜻깊은 계기가 되었다.
공공예술로 새롭게 태어난 논골담길
묵호 논골담길은 동해문화원이 2010년 지역 주민들과 함께 시작한 공공예술 프로젝트다. 과거 묵호항은 덕장과 등대를 중심으로 어업 중심지로 번성했지만, 어업의 쇠퇴와 함께 마을은 점차 침체의 길을 걸었다. 논골담길 프로젝트는 이러한 역사적 배경 속에서 덕장문화와 묵호등대라는 지역적 상징을 이야기 벽화와 설치미술로 재해석하며, 마을에 새로운 생명을 불어넣었다.
덕장은 명태와 오징어를 말리던 공간으로 노동과 연대의 상징이었다. 등대는 바다를 항해하는 어선들에게는 길을 비추는 등불이자, 마을 주민들에게는 희망과 안식을 상징하는 존재였다. 이러한 묵호항의 서사는 논골담길 벽화에 예술적 언어로 표현되며 주민들의 삶과 정체성을 기록하는 공공예술적 공간으로 거듭났다.
민관거버넌스로 이룬 지속 가능성
논골담길이 일시적인 마을 프로젝트로 끝나지 않고, 매년 50만 명 이상의 관광객이 찾는 동해시의 대표적 감성관광지로 자리 잡은 배경에는 민관거버넌스의 성공이 있었다. 동해문화원, 지역 예술가, 주민, 동해시가 협력하여 기획부터 실행, 운영까지 함께하며 프로젝트의 지속 가능성을 확보했다. 특히 주민 참여가 프로젝트 성공의 핵심이었다. 초기에는 벽화 작업에 직접 참여하며 골목의 변화를 체감했고, 이후에는 관리와 운영에 참여하며 논골담길을 공동체의 자산으로 키웠다. 이러한 협력은 논골담길을 과거를 기념하는 공간이 아니라, 현재와 미래를 연결하는 플랫폼으로 만들었다.
새해 첫 방송의 의미
TJB의 새해 첫 방송에서 논골담길이 소개된 것은 상징적 사건이다. 논골담길은 마을재생과 공공예술의 결합이 지역의 경제적·문화적 활성화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생생한 사례다. 방송을 통해 논골담길의 가치와 의미가 알려졌다는 점은 공공예술이 마을재생과 지역 공동체 형성에 기여할 수 있는 가능성을 다시 한번 확인시켜 주었다.
필자는 방송에서 논골담길 기획자로서, 이 프로젝트가 시작된 배경과 과정을 설명하며 논골담길이 관광지가 아니라 “묵호 주민들의 삶과 기억이 스며든 공간, 벽화가 성장했다는 점, 이곳에서만 볼 수 있는 복제할 수 없는 문화를 담았다는 점과 지속성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유럽의 문화정책 연결적 사고와 전문성이 필요하다 “라고 했다. 주민들의 이야기가 벽화와 골목길에 생생히 담긴 논골담길은 여행자, 방문객들에게 묵호의 과거를 이해하고, 현재와 연결하며, 미래를 상상할 수 있는 특별한 경험을 선물한다.
공공예술이 만들어낸 새로운 가능성
논골담길은 글로컬시대 로컬이 경쟁력이며 지역을 변화시킬 수 있는 강력한 도구임을 공공예술로 입증한 사례다. 주민 참여와 민관거버넌스를 기반으로 논골담길은 과거 기억을 보존하는 데 그치지 않고, 이를 재구성하여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 냈다. 덕장과 등대라는 전통적 상징이 벽화와 설치미술을 통해 현대적 스토리텔링으로 재탄생한 논골담길은 지역 공동체와 방문객 사이의 새로운 관계를 형성하며, 공공예술의 사회적 역할을 보여준다.
결론, 논골담길, 과거와 미래를 잇다
묵호 논골담길은 과거의 역사와 문화를 생활예술로 승화시켜 새로운 미래를 창조한 공공예술의 모범 사례다. 덕장과 등대의 서사가 벽화로 구현된 이곳은 주민들에게는 자부심을, 방문객들에게는 감동과 공감을 선사한다. 15년간 이어온 민관거버넌스는 논골담길의 지속 가능성을 뒷받침하며, 이 공간을 지역 공동체의 정체성을 공유하는 플랫폼으로 만들었다. 새해 첫 방송에서 논골담길이 소개된 것은 그 가치를 더욱 확산시킬 기회였다. 새해는 동해시의 문화적 심장, 논골담길 이야기가 공공예술을 통한 지역 재생의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가는 사례가 되기를 기대한다.
방송 캡처_ 조연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