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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TCatkr Jan 14. 2018

변하는 꿈을 바라보며

May 2017, E100VS, Seoul

쓸데없는 것을 잘 기억하는 재주를 지닌 난, 사람들이 나에게 선언했던 내용들을 가끔 떠올린다. 

일찍이 여고 시절부터 중국 남자라는 별명을 가졌던 내 여동생은 결혼과 연애에 매우 부정적이었다. 

청소년기의 그는 결혼에 대해 생각이 없다고 누차 말했었고, 

겨우 관심을 가질 만한 대상은 드라마 <대장금>에서 나온 완벽한 성품의 남자 정도뿐이었다. 

그런 그의 인식은 그가 나이를 먹어가며 조금씩 바뀌었다. 

언제부터인가는 연애를 시작했고, 결국은 고심 끝에 내년에 결혼을 하기로 결정을 했다. 

물론 이런 변화는 무려 10년이 넘는 장기간에 걸쳐 일어났다. 

고집이 꽤 있는 내 동생의 성품을 아는 나에겐, 시간이 걸렸지만 다소 흥미로운 관찰이었다. 

언젠가 한번은 누군가와 헤어지며 나와 결혼할 생각이 없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그는 그 말과 함께 자기가 원하는 결혼 대상을 매우 명료하게 정의해줬고, 

나로선 유전자를 들어내며 내 몸이 개조되지 않는 한 그 대상이 될 수 없었다.   

그런 그와는 한동안 연락이 끊겼었다. 

그러다 결혼했다는 소식을 최근에 우연히 알게 되었다. 

그런데 찾아보니 결혼 상대가 그때 그가 묘사했던 대상과는 꽤 거리가 멀었다. 

그 남편 역시 유전자가 개조되어야지만 그의 대상에 들 사람이었다. 

그러나 꽤 오랜 시간이 지났기에 그의 꿈도 변할만하지 않았나 싶다. 

그는 그 당시에 결혼 이후 자유롭게 이혼도 하며 

새로운 연애 감정을 계속 가지며 살고 싶다 했었다. 

이제는 그가 변한 만큼, 그의 그 꿈도 변했으면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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