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교 때 공부를 너무 안 하면 안 되는 이유

특히 남학생들에게

by SH

중학교 1학년 학생들은 2학기에 인생 첫 공식 시험을 치르게 됩니다.

물론 공식 시험에는 태권도 승품 심사, 공인 영어인증시험, 한자급수시험 등 여러 종류가 있겠지만, 학교에서 치르는 시험은 전국의 모든 중학생에게 사실상 첫 번째 공식 시험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때 우리 남학생들은 대체로 세 부류로 나뉩니다.

1. 꾸준히 열심히 하는 학생

2. 시험이 다가오니 슬쩍 공부에 관심을 가져보는 학생

3. 시험이든 뭐든 관심이 없다가, 종례시간 담임선생님 말씀 듣고 컴퓨터용 사인펜만 챙겨오는 학생


대략적으로 보면 1번이 30%, 2번이 50%, 3번이 20% 정도 되는 것 같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1번 학생보다는 2번과 3번 유형의 차이에 대해 이야기해보려 합니다.



같은 성적, 다른 마음


2번과 3번은 비슷한 성적을 받더라도 이후의 행보는 크게 달라집니다.


2번 학생은 시험에서 기대만큼의 성과를 얻지 못해도,

‘조금만 더 하면 나아질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왜냐하면 어느 정도 노력은 해봤기 때문입니다.

“내가 이 정도 공부했을 때 이 정도구나” 하는 현재 위치 파악이 가능하죠.


하지만 3번 학생은 다릅니다.

아예 공부를 하지 않았기 때문에, 성적이 낮게 나와도 좌절하지 않습니다.

‘어차피 공부 안 했으니까’라는 방패막이가 있으니까요.

심지어 비슷한 성적을 받은 친구를 보며 이렇게 생각하기도 합니다.

“난 공부 하나도 안 했는데, 너랑 성적이 비슷하네?

난 마음만 먹으면 훨씬 잘할 수 있어.”

이건 근거 없는 자신감이자, 이후 성장을 가로막는 가장 위험한 착각입니다.



시간이 흐르면 벌어지는 격차


2번 학생은 첫 시험의 실패를 계기로, 두 번째, 세 번째 시험에서는 조금씩 더 노력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꾸준하진 않더라도 공부를 아예 놓지 않는 흐름을 이어갑니다.

반면 3번 학생은, 중학교 내내 별다른 자극 없이 학년만 올라갈 가능성이 높습니다.

중학교 입시는 대입만큼의 부담이 크지 않기 때문에,

주변에서 공부에 대한 압박이 적으면 그대로 대충, 무난히 졸업할 수도 있습니다.


저 역시 교사로서, 아이들이 꼭 1등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폭력 없이 즐겁게 친구들과 관계를 맺고, 갈등을 배우며 성장하는 경험만으로도 중학교 시절은 충분히 값집니다.

저의 교육 철학도 ‘학력’보다는 ‘행복’에 조금 더 가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부를 완전히 놓아버리는 것에는 분명한 위험이 있습니다.



남학생이 특히 조심해야 하는 이유


남학생들은 성장 과정에서 강력한 동기부여의 순간을 한두 번 맞이합니다.

그 시기는 대체로 중학교 3학년 여름에서 고등학교 2학년 무렵 사이에 찾아옵니다.

내면에서 불타오를 수도 있고, 외부 자극(경쟁, 실패, 계기 등)에서 비롯될 수도 있죠.


하지만 그 소중한 시기에, 중학교에서의 학습 기반이 약하면

그 열정을 현실로 연결시키기가 어렵습니다.

이때 기본이 되어 있는 학생은 폭발적인 집중력으로 ‘퀀텀 점프’,

즉 눈에 띄는 성적 상승을 경험합니다.

이 성취감은 다시 동기를 낳고, 선순환이 시작됩니다.


반면 기본이 없는 학생은, 열심히 해도 성과가 잘 나오지 않아

“역시 난 안 돼”라는 좌절로 귀결되기 쉽습니다.

혹은 분노와 열정으로 끝까지 버티는 학생도 있지만, 그건 흔치 않습니다.



그래서 결론은 이것입니다


중학교 때 공부를 해야 하는 이유는 좋은 성적을 위해서가 아닙니다.

나중에 진짜로 ‘공부하고 싶다’는 마음이 생겼을 때,

그 마음을 실행으로 옮길 수 있는 최소한의 기반을 남겨두기 위해서입니다.


1등이 될 필요는 없습니다.

하지만 전교 중간 정도, 혹은 상위 60% 수준은 유지해야

훗날 찾아올 그 ‘불타는 시기’를 제대로 살릴 수 있습니다.

그게 남학생에게 특히 중요한 이유입니다.


국어·영어·수학만큼은

“언젠가 마음먹을 그날”을 위해 지금부터 조금씩 닦아두세요.

그게 바로 미래의 나를 지켜주는 보험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