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올림픽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경렬 Feb 20. 2018

올림픽 낙석주의

평창동계올림픽 개막 직전에 발화된 여자 아이스하키 남북단일팀 논란과 화제가 사회를 뒤 흔들었다. 단일팀 형평성 논란이 대통령 지지율 하락의 주요 원인이 되자 정부는 이번 국민적 관심과 성원을 기회로 비인기종목의 설움을 씻는 좋은 계기가 될 것이고 아울러 초중고, 대학교는 물론 실업팀도 없는 여자 아이스하키 환경이 알려졌으니 여러 단위에서 팀이 만들어 질수 있도록 정부차원에서 지원방안과 대책을 강구하겠다고 약속했다. 정부에서 엘리트체육 대문에 커다란 ‘입춘대길’을 붙여준 셈이다. 반면 생활체육 대문은 썰렁하기만 하다.


올림픽이 우리사회의 생활체육담론을 집어삼켰다. 문득 2년 전 이 시기가 떠오른다. 생활체육회와 대한체육회 통합 출범일을 가지고 양 단체 간 진통이 끊이지 않았던 시절이. 두 달 정도의 실랑이 끝에 시대적 사명이자 국내 체육의 새로운 역사인 통합체육회가 출범됐다. 두 해가 지난 지금 대한체육회가 생활체육회를 흡수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기존 생활체육회 회원단체였지만 통합된 후 대한체육회에서 제명된 종목단체 문제가 좀처럼 해결되지 못하고 점점 깊어지기만 한다.



이런 상황에서 평창동계올림픽 개최로 국가대표가 사회적 의제가 되었고, 코에 걸면 코걸이고 귀에 걸면 귀걸이인 IOC의 규정이 거의 경전처럼 추앙받는 이례적인 현상이 일어났다. 단일팀 주요 대안담론은 대학 특기자 전형, 실업팀 창설이었다. 불과 1년 전 대통령 탄핵의 단초가 정유라 승마특기자 대입 비리였다는 사실이 낯설기까지 하다. 평창메인스타디움에 타오르는 올림픽 성화로 엘리트체육의 경계가 사르르 녹았고 타오르던 생활체육은 풍전등화 신세가 됐다. 올림픽 개최 즈음 이기흥 대한체육회장은 언론 인터뷰에서 여전히 엘리트체육의 기능을 국위선양으로 지목했고, 엘리트 체육이 성과를 못내면 생활체육 활성화가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생활체육을 감소하는 엘리트 선수 수급 통로로 여긴다. 엘리트체육을 위한 생활체육이 체육회 통합의 산물이 됐다.  


다른 한편으로 평창동계올림픽은 낙수보다 낙석에 가깝다. 거대한 규모의 올림픽 경기장에서 굴러 떨어지는 적자가 생활체육을 위협하는 낙석이다. 너무 과소평가했는지 모른다. 인천 2014인천아시안게임을 보면 운석 수준이니까. 앞으로의 과제는 올림픽으로 실종된 생활체육담론 되찾기와 대한체육회 분수 차리기다. 그나저나 언제까지 이렇게 낡아빠진 제안을 해야 되는지, 정말 김빠진다




매거진의 이전글 올림픽 평화 속에 기생할 올림픽 재앙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