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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경렬 Jan 23. 2018

생활체육은 엘리트체육의 도구가 아니다

2016리우올림픽 시사점(2016.9.1)

2016년 리우올림픽에서 우리나라의 순위는 8위. 2004년 아테네 올림픽부터 10위 아래로 떨어지지 않는 우수한 성적이다. 그럼에도 세간에서는 이번 올림픽 성적을 가리켜 한국 체육의 위기라 부른다. 특히 일본의 활약을 빌미로 분발과 각성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쏟아 진다. 이를테면 기초종목 육성, 학생 스포츠 학업, 훈련 병행 교육문화, 생활체육의 넓은 저변 및 인프라 조성을 언급한다.     


통합체육회 출범 과정보다 리우올림픽 폐막 후 일주일이 오히려 엘리트 체육 중심이 아닌 생활체육 중심의 체육으로 전환하자는 주장이 더욱 활기를 띄었다. 초등학교 때부터 운동부에서 전문 선수로 육성하는 시스템이 아닌 스포츠클럽 저변확대를 통해 선수층의 기반을 탄탄하게 다지자는 주장이 일색이다.  그런데 이런 관점이야 말로 전환해야 한다. 생활체육을 엘리트체육의 문제해결 도구처럼 보고 있다. 생활체육 저변확대를 올림픽 성적과 결부시킨다.     


과연 생활체육 참여율이 높을수록 올림픽 성적도 높을까. OECD 가입 30개 국가 중 26개국의 생활체육 정책 유형을 연구한 논문(조욱연.2012)을 보면, 2010년 즈음 OECD통계 자료, 유럽공동체 통계청Eurostat 등 각국의 통계자료로 추려낸 26개국의 생활체육참여율을 확인할 수 있다. 아래에 이 자료와 2012년 런던올림픽의 순위를 대조해보겠다. 재미로 OECD 가입국의 행복지수도 추가해본다.     

이 자료를 보면 일본은 참여율 순위와 올림픽 순위의 간극이 좁다. 허나 올림픽 순위와 생활체육 참여율 상위 10위에 근접한 국가는 일본과 호주 뉴질랜드 이렇게 세 나라 밖에 없다는 사실을 주목해야 한다. 나머지 7개 국가의 올림픽순위의 평균은 42위 이다. 올림픽 순위 공동60위를 차지한 핀란드와 벨기에의 메달 합계는 은메달 2개 동메달 3개로 총 5개이다.   그럼에도 생활체육 참여율은 핀란드가 93%, 벨기에는 72%를 상회한다. 나아가 생활체육참여율 상위 10위 국가의 OECD행복지수 평균 순위는 9위이다. 단순한 연산이지만, 생활체육 참여율은 올림픽 성적보다 행복지수와 개연성이 높은 것으로 보여 진다.     


이렇게 보면 일본은 호주, 뉴질랜드와 함께 세계에서 가장 우수한 스포츠 선진국이 분명하다. 우리나라가 일본을 본받을 이유는 충분히 있다. 그렇지만 올림픽 순위를 포기하고, 생활체육참여율과 행복지수를 선택한다면, 더 많은 사례를 참고할 수 있게 된다. 스웨덴, 핀란드, 노르웨이, 덴마크, 아일랜드, 벨기에, 캐나다의 체육 정책 중 우리나라에 적용 가능한 좋은 시스템을 보다 많이 감안할 수 있지 않은가.     


올림픽 순위보다 생활체육 참여율 증가를 원한다. 국내 체육의 발전 필수조건은 전문체육과 생활체육의 문제점 해결이다. 전문체육의 문제는 스포츠클럽 중심 운영체제 전환이 핵심이다. 이것만 해결해도 학습권, 안전권, 행복추구권, 존엄성과 같은 기본적 인권의 보장이 가능해진다.  

   

생활체육의 발전 역시 생활체육의 문제점 해결이 필수적으로 선행되어야 한다. 생활체육의 가장 큰 문제점은 낮은 참여율이다. 「2015년 국민생활체육 참여실태조사」체육백서에 따르면 주 2회 이상 체육활동을 하는 비율은 45.3%이고, 체육활동을 참여하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는 시간부족(44.9%)이다. 2015년 기준 OECD 가입국 중 한국은 멕시코 다음으로 노동시간이 많은 나라다. 나아가 국내 취업자의 1인당 연간 평균 노동시간은 2,113시간으로 OECD 회원국 평균보다 347시간이나 많다.     



이를 증진시키는 방법은 운동할 시간을 높여주는 것이다. 근무시간에 따로 운동할 시간을 제공해 주는 게 방법이 될 수 있겠다. 점심시간처럼 운동시간 혹은 문화시간이 주어지는 정책이 필요하다. 우리 사회는 16일 동안 획득한 9개 금메달보다, 누구라도 16일 동안 적어도 9시간 정도는 생활체육에 참여할 수 있는 게 더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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