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memoir with stray cats in Gapado, Jeju
EP.08 아이 컨택
고양이들은 동체시력이 상당히 좋은 걸로 알려져 있다. 이 때문인지 움직이는 물체가 시야에 들어오면 끝까지 쳐다보는 습관이 있다. 그 중에서도 사람처럼 눈이 큰, 시선이 확실한 대상은 꼭 눈을 쳐다보는 것 같다. 그래서인지 고양이들과 마주할 땐 가만히 요녀석들이 내 눈을 쳐다보고 있는 걸 따라 함께 아이 컨택을 하면 마치 이들이 지금 무얼 생각하고 느끼고 있는지가 읽혀지는 것 같다. 녀석들의 마음을 이해한다는 내 큰 착각일지도 모르지만 적어도 상황과 때에 따라 요녀석들의 눈빛, 눈동자는 항상 다르다. 고양이 눈이 무섭다는 이들도 있지만 오랜 기간 여러 아이들과 아이 컨택한 나로서는 이들의 눈빛이 아련하고 눈으로 모든 감정을 느끼고 표현하고 있음을, 그걸 알아줬으면 한다는 메시지를 강렬하게 전달하는 것 같다.
이처럼 동물이나 사람이나 아이 컨택, 즉 눈을 보고 상대의 마음을 읽을 수 있는 건 대화와 관계에서 참 중요한 점인 듯 하다.
나는 5살 때부터 안경을 썼는데 시력이 안 좋아서가 아니다. 내사시가 있어서 이를 교정하고 약간 남은 원시와 난시 때문에 안경을 계속 쓰고 있는데 이러한 내 초점 컴플렉스 때문에 사람들과 대화를 나눌 때 정면으로 얼굴을 마주하며 아이 컨택하는 게 매우 부담스럽다.
초등학교 때 선생님이 “너 왜 다른 데 보고 얘기하니?”라고 했던 게 트라우마 아닌 트라우마로 뇌에 자리잡은 건지도 모르겠다.
차라리 다른 데를 쳐다보며 얘기하면 이런 오해가 없겠지 하며 생긴 습관이 먼 산 혹은 지나가는 다른 사람을 왔다갔다 초점을 옮겨가며 이야기를 이어가게 됐다.
이런 내 신체 컴플렉스가 자아낸 무의식적 습관이 냥이들과 대화하며 사라지고 있다. 아니 점점 내 눈빛도 맑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