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파도 생존일지"

A memoir with stray cats in Gapado, Jeju

by 차쌤

EP.07 웃을 수만은 없는 새 생명의 탄생


가파도에 새 생명이 태어났다.


내가 섬을 한 바퀴 돌며 아이들을 만나는 가장 마지막 집인 폐가 한 켠에 경운기와 농기계들이 있는 창고 같은 곳이 있다. 처음 내 눈엔 다소 날카롭고 위험해 보이는 농기계들 사이로 숨고 나오기를 반복하는 아이들이 걱정부터 됐지만 이 곳에서 비를 피하고 인적이 거의 없어 밤에 잠을 자기도 하는 것 같았다.


폐가의 돌담 뒤에서 후다닥 뛰어나와 마치 우리집 냥이들이 우다다다 질주를 하는 때처럼 경운기 아래로 쏙 들어간다. 이 녀석은 얼핏 봐도 태어난 지 한 달이 채 안 돼 보이는 아기 냥이다.


내가 길냥이들을 보고 구조해서 입양을 하면서 가장 두려운 게 태어난 지 한 달 안 된 아기 냥이들이 엄마를 잃었을 때다. 내 마음과 사랑은 하늘의 별이라도 따다 줄 수 있을만큼 진심이지만 그 마음만으론 절대 안 되는 게 바로 엄마 품의 온기와 엄마 젖인 것 같다.


태어나서 엄마 품에서 그루밍을 받고 엄마 젖을 먹으며 영양이 충분히 공급되지 못하면 생존 확률이 거의 제로에 가깝게 떨어진다고들 한다. 병원에 달려가도 이건 정말 운명에 맡겨야 한다며.. 생존력이 강한 극소수의 아이들만 살 수 있다며..


그래서 아기 냥이를 봤을 때 “아이 예뻐”보다 “엄마 어딨지?” 하며 돌담 아래로 내 몸을 감추고 쪼그려 앉아 한참을 기다리며 고개를 두리번 두리번 했다. 내 존재를 눈치 채고 애기가 겁먹을까봐, 엄마가 멀리서 다가오지 못 하고 발걸음을 되돌릴까봐 가까이 다가가진 못했고, 몰래 기회를 호시탐탐 노리는 도둑처럼 숨어서 말이다.


너무나 다행이도 엄마 냥이로 보이는 성묘 한 마리가 경운기 밑에서 미야오 하고 얼굴을 보였다. 엄마가 맞는 듯 하다. 애기와 정말 판박이다.


이제 10% 맘을 놓을 수 있다.


11월_2.JPG "Mommy, don't leave me alone yet. I need your suppor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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