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파도 생존일지"

A memoir with stray cats in Gapado, Jeju

by 차쌤

EP.10 시선의 차이


지난 번 '아이 컨택'을 주제로 쓴 날에도 나왔던 고양이들의 동체시력은 매일 봐도 대단하다. 목표를 두고 움직이는 한 사물 혹은 생명체를 놓치지 않기 위해 고양이들은 길게는 몇 분까지도 눈을 깜빡이지 않는 걸 보았다. 하늘을 날아가는 새나 움직임이 재빠른 도마뱀을 잡는 거 보면 고양이들의 사냥 본능은 정말 대단하지만 그럼으로 인해 희생이 되는 생명이 있어서, 그런 먹이 사슬의 현실에 마음이 불편하다.

어디서나 약하고, 느리고, 긴장 풀린 상대가 피해자가 되는 게 현실이지만 어찌 보면 이런 현실이 두려워 시선을 회피하고 도피 중인 게 현재 내 모습일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내가 제주살이를 시작하게 된 것일지도 모르고, 상대적 박탈감이 덜한 섬 이주민으로써의 삶에 만족한다고 느끼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그래도 현재의, 오늘의 삶이 행복하다고 느낄 수 있다는 게 좋다.

I digress...

우리 집 냥이들도 제주로 이사를 온 후 심심한 고층 아파트 뷰가 아닌 땅과 가까운 다이내믹 뷰를 즐길 때가 있다. 1층 중정에 밥 먹으러 오는 마당냥이들을 마주할 때. 그리고 다락 창문에서 날아다니는 새들을 볼 때 시선은 고정되고 눈을 한 동안 깜빡이지 않고 쳐다본다. 나도 우리 애들이랑 눈싸움에서 이겨 보겠다고 눈을 뜨고 버텨 보다 일 분도 채 안 돼 눈물 흘린 게 하루 이틀이 아니다.

내가 힘들 때 일 분은 십 분 같고 내가 기쁘고 행복할 때 일 분은 일 초 같다. 체감하는 시간이란 게 이렇게 다르다. 고양이들이 땅에 붙어 재빠르게 움직이는 도마뱀을 신기해하며 마치 장난을 치겠다며 잡으러 달려가는 듯 하다. 매주 먹을 것과 간식을 주는 내게 고맙다며 도마뱀을 물어와 날 놀라게 한 녀석들은 봤지만 실제로 먹이를 구하기 위해 사냥하는 것 같진 않았기에. 고양이들의 행동을 관찰하며 도마뱀의 시야로 그들에게 다가오는 고양이들의 발걸음은 얼마나 두렵고 무서울지 생각에 잠기게 된다. 도마뱀에게 고양이의 존재가 그렇듯, 길고양이에게 사람이나 자동차의 존재가 그럴 것인데, 사람에게 두려운 존재란 누구일까. 내가 두려운 건 나 몰래 내 안에 쌓여가는 욕심이다. 물욕 없이 소소하게 살고 싶다.

1월(2).JPG "When you have led a hectic life, close your eyes and pay attention to yoursel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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