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memoir with stray cats in Gapado, Jeju
EP.11 조용히 소중한 인연
요즘 지인들을 만나면 늘 하는 말이 있다.
"우리 애들은 있잖아~ 말이 참 많아"
고양이 강아지가 말이 많다고? 첫 반응은 모두들 의아해한다.
우리 집 막내와 둘째 딸은 정말 말이 많다. 내가 부르면 미야오~ 하고 대답을 하고, 배가 고프면 꼭, 굳이 내 얼굴 앞에 바짝 다가와서 날 쳐다보며 미야오~ 한다. 그리고 내가 서서 무언가 하고 있으면 막내가 내 앞에서 고개를 들고 나와 눈을 마주치며 계속 미야오~ 한다. 그러다 내가 바닥에 앉아 막내와 눈높이가 맞아지면 울음을 멈춘다. 이럴 때 참 신기하다.
언어가 아닌 목소리와 톤으로도 대화가 되고, 또 굳이 이런 소리를 주고 받지 않아도 눈으로도 충분히 대화가 된다. 5년 쯤 아이들과 함께 살면 그게 된다..
덕분에 난 고양이들과 눈으로 소통하는 재미에 매일 웃고 매일 행복하다는 걸 느끼며 산다.
고양이만이 아니다. 우리 강아지도 눈빛을 보면 다양한 감정을 읽을 수 있다. 그 중에서도 본인이 놀다가 말썽을 부리고 그 상황을 내가 알아챘을 때 우리 강아지 눈빛은 세상에서 가장 불쌍한 눈이 된다. 그러곤 곧장 배를 내밀고 발라당 눕는다. "나 귀엽지? 혼내지 못 하겠지?" 하는 거다.
본인도 잘 안다. 배를 보여주며 손을 오므리고 눕는 게 얼마만큼 날 심쿵하게 만들어 혼내려던 말과 감정이 한 순간에 사라지고 본인을 사랑해주게 되는지를.
이처럼 강아지 고양이와 언어로 소통이 불가능한 건 매우 아쉬운 일이지만 눈빛만으로도 언어 이상의 교감과 소통이 가능하다는 것 또한 매우 감사한 일이지 않을까.
사람도 장황한 설명과 미사여구가 필요 없이 굳이 말이 오가지 않아도 서로의 온도가 전달될 수 있는, 몇 시간을 말 없이 쳐다만 보고 있어도 편하고 설렐 수 있는 그런 인연을 만나고 싶다.
하지만 예전에 만났던 내 전 연인의 말에 이젠 쉽게 인연을 만들 수 없다.
"자기는 날 바라볼 때와 고양이를 바라볼 때 눈빛이 너무 달라."
그만큼 고양이와 이젠 강아지까지 내 삶에 너무나 깊이 스며들어 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