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memoir with stray cats in Gapado, Jeju
EP.05 2시간의 소중함
비가 와서 배 스케줄이 바뀌었다. 4시간에서 2시간으로 줄어든 시간에 대한 압박이 체감하기에 훨씬 더 촉박해보인다. 곳곳마다 아이들에게 밥을 주고 아이들이 잘 먹는 모습을 돌담 뒤에 앉아 바라보며 흐뭇해하고 올 여유가 사라진 2시간. 그러나 섬 전체를 한 바퀴 돌며 아이들의 밥그릇과 마음을 채워주고 올 수 있는 충분히 소중한 2시간. 그만큼 시간이 갖는 이중성을 다시금 느껴본다. 그리고 그 소중함이 시간이 지나 내 의식 속에서 자연히 잊혀지지 않게 해보려 한다.
시간이 촉박한데 비까지 내려 아이들이 거의 보이질 않을 것 같다. 섬으로 들어가는 발걸음이 더 조급해진다. 하지만 아이들과 내 마음 간 텔레파시가 통했나 보다. 비가 제법 내리는데도 아이들이 두 눈 땡글 바라보며 나와 있다. 어쩌면 본능적으로 느꼈을지도 모른다. 이 비가 길어져 오늘을 놓치면 배가 고파질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을.
비가 내려 섬 안에 문을 닫은 상점들은 많았지만 아이들은 여느 때와 똑같이 우두커니 집 앞 자신들의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비를 피해 처마 밑, 창고 뒤에 쪼그리고 앉아 있을 뿐. 그래서 팔 다리 털이 꾀죄죄할 뿐. 아이들은 어딜 가지 않았다. 그렇게 날(아니 밥을?) 한결 같이 기다리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