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부모님께
아이들이 교실에서 다투는 상황이 생길 수밖에 없는데
살펴보면, 다들 사과를 참 힘들어합니다.
사과하는 말도, 사과하는 자세도 나오지 않습니다.
자원이 없어서 못한다는 생각을 자주 합니다.
사과하는 자리에서 웃어버리거나
아무 말 없이 가만히 있는 것은
다 당황한 것이고, 자원이 없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선생님 말을 따라서 해보자.
"아까 널 때린 것, 진심으로 미안해"
라고 알려주고, 이렇게라도 말을 하도록 해야
상대방이 풀립니다.
몇 학생의 사과를 하지 못하는 이유를 잘 살펴보면
사과하는 순간 상대방에게 지고
상대방보다 낮은 위치가 된다고 생각합니다.
자존심이 작동하기 때문입니다.
특히 서열의 미묘함은 남학생들 사이에 크게 작용합니다.
그래서 사과받은 학생에게
"사과해 줘서 고마워."
라는 말을 꼭 하도록 합니다.
그래야 균형이 맞아 관계가 다시 시작됩니다.
여기에...
애써 용기 내어 사과를 상대방에게 건넸는데
거만하게 안 받아주려는 학생이 있기도 합니다.
사과받으며 상대를 내려 보기 때문이고
때론 과거 일까지 끌어올려
상대의 사과가 충분하지 않게 느껴서 그럴 때도 있습니다.
이러면 다툼이 풀리지 않습니다.
현재의 일에 과거까지 개입하니
서로 서운할 수밖에 없지요.
그래서 만약 과거 일이 개입되는 느낌이면,
"오늘 일만 바라봅니다."
"오늘 일에 대해서 사과를 받아봅니다."
라는 말을 함께 말하도록 해 과거와 분리시켜 주면
다시 평온한 관계가 자리하곤 했습니다.
자존감 높은 아이들은
사과도 잘하고 사과도 잘 받아줍니다.
"이럴 때도 있지."
"괜찮아 다음에 잘하면 되지."
라는 말로 휙 넘기고
자신의 실수나 잘못에 대해서도
이번 사과가 자신 전체를 평가하는 것이 아니니
분리해 바라보고 사과를 합니다.
사과를 해도 여전히 나는
좋은 사람이고 멋진 사람이니까요..
교실 속 상황이 도움 되면 좋겠습니다.
오늘도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