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티쳐준호 Oct 10. 2023

반 별 대항전에서 졌던 날

분을 못 참고 소리 지르며 욕하며 친구를 탓한 학생이 있었지요. 

학부모님께.. 


반별 대항전을 별로 좋아하는 편이 아닙니다. 

이기면 좋지만, 지면 교실 속에 불편한 역동이 생기기 때문이지요. 


져서 속상한 마음을 

이긴 반이나 선생님을 욕하거나

함께 뛰었던 친구들에게 탓하며 푸는 학생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럴 수 있습니다. 

정말 이기고 싶었던 마음이 컸고, 

이럴 때 어떻게 해야 할지 자원이 부족하기 때문이니까요. 


그럴 땐 꾸중하기보다 물어봐야 합니다. 

이런 일도 교육적으로 풀어봐야 하니까요. 


너 정말 속상했구나. 

게임에서 져서 속상한 네 마음 이해된단다. 

그런데 너만 속상한 게 아니라 우리 모두 속상한 상태인데

감정을 조절하지 못하고 그런 방식으로 풀게 된 이유가 있니?


그리고 소리 지르거나 욕했더니 우리 반 결과가 달라졌니?


라고 물어보면 생각에 잠기거나 

조금 감정을 내립니다. 


그럴 때 저는 


져서 분하기도 하지만

실력이 부족해서 진 것이란다. 

우리 반 실력은 누가 봐도 부족했단다.  

그러니 실력이 부족했음에 우선 동의하고.. 


괜찮아, 괜찮아.. 라며 나를 다독이고 

이길 때도 있고, 질 때도 있다면서 

네 감정을 조절해 보렴. 


네 속상함은 이해되지만, 

그 속상함을 풀어내는 방식은 동의할 수 없단다. 

그러니 화를 멈춰보렴.. 


하고 말해봅니다. 

그러면 학생은 조금 마음을 가라앉히고 

제 이야기를 경청합니다. 


조금 시간이 지나 다시 학생을 다시 만나  

넌 이걸 통해 무엇을 알게 됐니?

라고 물어봅니다. 


이게 저는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야 나를 돌아보고

다음에도 비슷한 상황에서 

감정을 조금 더 조절하고, 

저와 나눴던 대화를 떠올려보니까요. 




무엇보다 게임에 졌는데도 

우리 반 중 일부는 다른 반을 바라보면서 


너희 잘했어!!! 

축하해!!


라고 말하는 학생이 있었습니다. 

이런 학생이 제 교실에 있어 감동입니다. 


이렇게 배워가고

감동받았던 하루였습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미움보다는 용서를, 처벌보다는 기회를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