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식 먹으러 학교 간다
“급식 맛없어.”
드물게, 급식이 맛없다며 안 먹는다는 사람이 있다.
‘뭘 얼마나 대단하게 먹길래 급식이 맛없지?’
이런 생각부터 올라오지만 금세 이해할 수 있다.
학교에는 사람이 차아아아암 많다. 사람 다 비슷하지만 같은 사람 한 명도 없다. 식성도 그렇겠지.
남들한테 자기 사정을 일일이 말하는 게 지겨워서, 맛없다로 둘러대는 누군가도 있을 게다.
몇 년 전 같이 근무했던 학년부장님께서는 이런 말씀을 하셨다.
“난 수백 명이 쩝쩝거리는 소리가 견디기 힘들어서 급식을 못 먹어.”
우리가 다 알 수 없는 그(녀)만의 사정이 있다.
내게는 이런 사정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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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급식이 너어어어어어어어무 맛있다. 히히힛.
급식을 너무 소중히 여겨서 급식 먹으러 학교에 출근한다는 마음마저 생긴다.
(그래도 급식 먹으러만 가는 건 아니니 비난하지 마시길. 일도 솔찬히 합니다.)
식품영양학 전공자가, 매일 다른 메뉴로, 탄단지를 고루 갖춰, 짠 식단표대로 나오는 급식을 먹는 게 만족스럽다. 우선 뭐 먹지 고민 안 해서 편하다. 그 가격에 이 정도 퀄리티면 완전 땡큐다. (교사는 급식비 냅니다.) 무엇보다 내가 차리지 않아서 좋다. 맛있을 준비가 되어 있달까. 이게 급식을 대하는 나의 자세다.
존재 자체로 은혜로운 급식이 맛도 있다. (찐으로 존맛탱.) 심지어 간장조차 맛있다. (간장이 어떻게 얼마나 맛있는지는 앞으로 연재될 글을 확인하시라.)
'우리 학교에는 모두 급식대가들만 있는 거 아냐?'
매일 우리 학교 급식대가들이 차려주는 오늘의 급식으로, 동료들과 함께 식사하지만,
오직 나 혼자 개최하는 급식 미식회에 독자분들을 초대합니다.
잘 먹고 많이 먹는 여교사가 글로 보여주는 급식의 맛!
여러분들의 머릿속에서 먹방이 재생될 겁니다.
단, 주말에는 못 먹어요. (참, 방학은 어쩔...)
이미지 출처: Pixabay의 Boutera Nih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