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 아침,
출근해 마지막 수업 자료를 출력하고
내용을 한번 더 정리하던 그 때.
똑똑.
교무실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렸다.
곧 수업에서 만날 아이가 서 있었다.
"이렇게 일찍부터 무슨 일이야?
교실에 히터는 켜뒀는데 작동이 잘 안돼?
아니면, 혹시 몸 안 좋아?"
이 시간에 올 일이 없는데
아이가 찾아오니
걱정부터 밀려 왔다.
"저, 이거 드리려고 왔어요.
오늘 봬면 더는 선생님 못 뵙잖아요.
그동안 너무 감사합니다.
편지도 있는데,
편지는 수업 다 끝나고 읽어 주세요.
부끄러워요"
아이의 부탁대로
퇴근하고 집에 와 천천히 편지를 읽었다.
보잘 것 없는 나를 향해 전해 준
참으로 과분한 마음.
과분한 믿음과 마음이니
그 믿음과 마음에 부합할 수 있도록
더 노력해야지 다짐해 본다.
'부끄럽지 않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