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aPick #034
1. 카카오가 카카오톡에 이어 15년 만에 새로운 챗앱을 선보였습니다. 이름은 '카나나'로, AI 메이트라는 정체성을 앞세운 서비스입니다. 하지만 이 앱은 카카오톡과 별도로 작동하는 독립형 앱이에요. 이미 수천만 명이 사용하는 카카오톡 대신 굳이 별도의 앱으로 카나나를 출시한 점에 대해 많은 궁금증이 생깁니다.
2. 카카오는 ‘새로운 커뮤니케이션 방식을 실험한다’는 답을 내놓았습니다. 카나나는 단순한 챗봇이 아니라 '나만의 친구', 그리고 '그룹 대화에서 함께하는 메이트'가 되겠다는 포지셔닝을 내세웁니다. 카나와 나나라는 친근한 아이덴티티와 더불어, 앱에서는 말투를 할머니처럼 바꾸거나, 대화 스타일을 코치 혹은 작가처럼 설정하는 기능도 제공됩니다. 일정 추천, 식당 안내 등 실용 기능도 제법 갖췄고요. 특히 한국어 기반의 자연스러운 말투와 감정 표현은 다른 챗봇과의 차별점으로 작용하기도 했습니다.
3. 현재 CBT 중에 있는 카나나의 체험기에서 공통으로 지적된 부분은 뚜렷한 필요성과 연동성의 부족입니다. 카카오톡과 연결되지 않으니, 실제 대화 상대들과 자연스럽게 AI를 활용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별도로 친구를 초대하고, 별도로 대화를 해야 한다는 구조는 왜 굳이 써야 하지?라는 질문을 남깁니다. 게다가 다른 AI 챗봇이 넘쳐나는 지금, 다른 서비스와의 기능 차이도 뚜렷하지 않아, 새롭다는 인상보다는 어설픈 실험처럼 느껴지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4. 중요한 건 이 실험이 카카오 입장에서는 단순한 서비스 론칭의 문제가 아니라는 점이에요. 광고 매출 정체, 콘텐츠 사업의 부진 등 카카오는 지금 뚜렷한 반등 모멘텀을 찾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럴 때 내놓은 AI 챗앱이 단순 재미용 정도로만 소비된다면, 그 여파는 기술력이 아니라 전략 부재에 대한 지적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무엇보다 기존의 강력한 플랫폼을 일부러 비껴간 선택이기에, 실패했을 때의 후폭풍도 더 크게 돌아갈 가능성이 있죠.
5. 물론 지금 카나나에 대한 평가를 온전히 내리기엔 이른 감이 있습니다. 당연히 부족한 점도 있고, 아직은 이것저것 시도해보는 단계일 수도 있어요. 하지만 AI를 일상으로 스며들게 하겠다는 목표라면, 써야 하는 이유에 대한 설득은 지금보다 훨씬 선명해야 합니다. 카카오톡도 그렇게 '대박'이 날 지 몰랐지만, 그때와 지금은 시장 상황도, 경쟁자의 수도, 사용자의 IT 서비스에 대한 인식도 아주 많이 달라졌기 때문입니다.
https://www.metroseoul.co.kr/article/20250511500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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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명화는? 피에르 보나르, 열린 창(The Open Window), 1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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