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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TaPick

촛불처럼 흔들리는 애플의 AI 리더십

TaPick #039

by 팀어바웃

1. 스마트폰 혁명을 이끌던 애플이 AI 시대에는 제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습니다. 아이폰이 모든 것을 다 바꿔버리던 시절과 달리, 지금의 애플은 음성비서 시리(Siri)의 출시 예정 기능조차 제대로 만들지 못해서 비판을 받고 있습니다. 실제로 2023년 공개된 애플 광고 속 AI 기능은 대부분 제품에 탑재되지 않았고, 미국에서는 허위광고로 집단소송까지 벌어졌습니다. WWDC 2025가 다가오는 지금, 기대보다 실망이 크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어요.


2. 사실 애플은 일찍부터 AI 기반 기능을 시스템에 적용해 왔습니다. 페이스 ID, 스크린 타임, 자동 알림 등 기기 내부에서 동작하는 온디바이스 AI는 알게 모르게 우리 일상에 깊숙이 들어와 있었죠. 그러나 자연어 처리, 이미지 생성, 자동 요약 등 생성형 AI 시대의 흐름에서는 눈에 띄는 진전을 보이지 못했습니다. 애플이 지난해 선보인 '애플 인텔리전스'도 실제 기능 구현보다 마케팅에 치우쳤다는 비판이 적지 않았고, 일부 기능은 오작동 논란 끝에 없었던 일이 되기도 했습니다.


3. 시리의 부진은 기술 그 자체보다도 애플의 제품 개발 방식 전반에 대한 한계를 드러냈다는 것이 적절한 표현인 듯 합니다. 마케팅으로 구현되지 않은 기능을 대대적으로 알렸지만, 엔지니어링은 개인정보보호 규제와 보수적인 검토 구조에 막혔습니다. AI 학습에 필수적인 GPU 확보조차 후순위로 밀렸고, 전 구글 출신 AI 수장 존 지아난드레아는 기대만큼의 드라이브를 걸지 못한 채 최근 핵심 권한에서 물러났습니다. 현재 시리는 비전 프로를 총괄했던 마이클 록웰이 새롭게 맡고 있습니다.


4. 애플 내부에서도 더는 방관할 수 없다는 위기감이 커지고 있습니다. 에디 큐 수석부사장은 최근 동료들에게 "아이폰이 노키아를 무너뜨린 것처럼, AI가 애플을 위협할 수 있다"는 우려를 전했다고 합니다. 애플은 뒤늦게 오픈AI, 구글과의 협력 가능성을 타진하며 iOS 차기 버전에 생성형 AI를 본격 탑재하려 하고 있습니다. 사파리 검색, 시리, 글쓰기 기능에 챗GPT나 구글 제미나이 등을 연동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지만, 외부 기술에 기댄 전략만으로는 AI 패러다임을 주도하기엔 역부족이라는 평가도 나옵니다.


5. 과거와 같은 압도적인 혁신을 자랑하지는 못하더라도, 애플은 여전히 사용자 경험을 최적화하고 생태계를 정교하게 연결하는 데 강점을 가진 기업입니다. 그렇지만 오늘날의 AI는 단순한 기능이 아니라, 스마트폰 이후의 하드웨어 리더십을 결정짓는 핵심 기술입니다. 애플이 지금처럼 한발 늦는 선택을 계속 반복한다면, '혁신의 아이콘'이라는 정체성은 머지않아 과거형이 될지도 모릅니다.


https://news.mt.co.kr/mtview.php?no=2025051910524381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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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르주 드 라 투르, 회개하는 막달라 마리아(The Penitent Magdalene), 1640년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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