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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TaPick

캐리어 선생님께 감사할 권리

TaPick #040

by 팀어바웃

1. 날씨가 더워지면 어김없이 이곳저곳에서 '캐리어 선생님'에 대한 감사 인사가 소환됩니다. 여기에서 캐리어 선생님은 1902년 현대식 에어컨을 발명한 윌리스 캐리어를 이르는 말인데요. 그때마다 에어컨은 우리 삶에 없어서는 안 되는 존재라는 것을 다시 깨닫게 돼요. 하지만 우리가 의존하는 이 기계가 지구온난화를 더욱 가속화시키고 있다는 점은 여전히 큰 딜레마입니다. 특히, 에어컨 냉방에 사용되는 냉매 HFC는 이산화탄소보다 수백 배 이상 강력한 온실가스를 배출하며 기후 문제를 악화시키고 있습니다.


2. 일부 국가는 이미 HFC 감축 또는 퇴출을 선언했지만, '시원한 바람의 맛'을 알아버린 인류가 다시 과거로 돌아가기는 어렵습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세계 곳곳에서는 냉매 자체를 없애는 '고체 상태 냉각 기술(solid-state cooling)'의 개발에 나서고 있습니다. 기존 에어컨이 기체와 액체 상태를 오가는 냉매를 활용하는 반면, 이 기술은 자기장, 전기, 기계적 응력 등 외부 자극을 통해 고체 물질로부터 열을 직접 이동시킵니다.


3. 독일의 매그노텀, 미국의 포노닉, 유럽의 SMACool 프로젝트 등 여러 기업과 연구단체들이 각기 다른 고체 상태 냉각 기술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이들은 아직 초기 단계지만 저마다 독특한 접근법으로 혁신을 시도하고 있습니다. 매그노텀은 자기장을 활용한 자기열 냉각 기술을, 포노닉은 반도체 칩에 전기를 흘려 열을 이동시키는 '열전 기술'을, SMACool 프로젝트는 금속 합금에 기계적 자극을 가하는 탄성열 냉각을 연구 중입니다. 현 단계에서는 기술적 한계와 비용 문제로 빠른 상용화는 어려울 수 있어도, 이들 모두 '냉매 없는 냉방'이라는 공통의 목표를 향해 나아가고 있습니다.


4. 이러한 기술은 기존 에어컨과 전혀 다른 사용자 경험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큰 기대를 모으고 있습니다. 전통적인 냉방 시스템은 펌프와 압축기로 인한 소음과 에너지 낭비가 불가피했지만, 고체 상태 냉각 기술은 물리적 움직임 없이 조용하게 작동합니다. 또한 공간을 적게 차지하고 필요할 때만 작동할 수 있어 효율적입니다. 데이터센터나 병원 등에 적용되다가, 앞으로는 가정용 에어컨에도 관련 기술이 적용될 전망입니다.


5. 특히 관련 기술의 발전이 중요한 이유는 냉방 기술의 수요가 가장 빠르게 증가하는 지역이 바로 저소득 국가들이기 때문입니다. 더위는 모든 나라에 찾아오지만, 그에 대처할 수 있는 자원은 불평등하게 분배되어 있습니다. 전력 인프라는 부족하고 소득이 낮은 국가일수록 기후 위기로 인해 더 큰 타격을 받습니다. 아직까지는 미래의 일이지만 고체 상태 냉각 기술이 효율성과 가격 경쟁력을 갖춘다면, 단순한 기술 혁신을 넘어 에너지 형평성과 기후 문제 해결의 핵심 수단이 될 수도 있어 보여요. '덜 더운 삶'을 넘어, 더 공정한 미래를 만드는 길이 될지도 모릅니다.


https://www.bbc.com/news/articles/cpdzjev2d9w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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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돌프 멘첼, 철공소(The Iron Rolling Mill), 1875.

1747791196379?e=1753315200&v=beta&t=QbDu3XZcrpf24yoC2kqoRac-JleBwUvIQt4u05Cp8QM 기계와 인간이 땀 흘리며 만든 열기 속에서, ‘더위’는 단지 기후가 아닌 삶의 조건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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