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aPick #038
1. 2014년 5월, '모바일'의 카카오와 '포털'의 다음이 전격 합병을 발표했을 때, IT 업계는 충격에 가까운 관심을 보였습니다. 한때 포털 양대 산맥이었던 다음은 점차 점유율을 잃어가고 있었고, 카카오는 모바일 이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의 중심에서 가파른 상승 곡선을 타고 있던 시기였죠. 양측은 모바일 시대의 정보-생활 플랫폼 혁명을 함께하겠다라는 야심 찬 선언으로 여정을 시작했습니다.
2. 그리고 정확히 11년이 지난 지금, 그 동행이 사실상 마무리 수순에 들어갔습니다. 카카오는 이달 중 이사회를 열고, 현재 CIC로 운영 중인 '다음'을 별도 법인으로 분사하는 안건을 의결할 예정입니다. 내부 직원 대상 전적 동의도 대부분 마무리된 상태입니다. 당장은 매각이 아니라고 선을 긋고 있지만, 이번 분사가 사실상 양쪽 기업 간의 동행 종료라는 데에는 이견이 없을 듯 합니다.
3. 분사 배경에는 현실적인 판단이 깔려 있습니다. 다음의 검색 점유율은 이미 3% 이하로 떨어졌고, 네이버와 구글에 완전히 밀린 상태입니다. 카카오는 그간 앱 전면 개편, 숏폼 콘텐츠 도입, 뉴스 큐레이션 챗봇 등 여러 변화를 시도했지만 뚜렷한 반등은 없었습니다. 내부적으로도 카카오 내부에서 더 이상 다음이 성장하기 어렵다라는 판단이 분사 결정의 주요 배경이 되었습니다.
4.합병 당시 김범수 의장은 “지도 없는 항해지만, 모두가 하나로서 미지의 길을 가보자”고 말했지만, 11년 후의 선택은 각자의 배를 타고 나아가는 방향이었습니다. 서비스의 방향성과 정체성을 따로 가져가야 할 시점에서, 통합보다는 분리가 더 합리적인 전략이 된 것입니다.
5. 다음이라는 이름은 여전히 남아 있겠지만, 이미 포털로서의 영향력과 검색 기반을 상실한 상황에서, 독립적으로 경쟁력을 회복하거나 자생력을 확보하기란 쉽지 않아 보입니다. 이번 분사는 새로운 도약이라기보다는, 사실상 역할을 마무리하는 정리 수순에 가깝습니다. 1990년대 인터넷 1세대를 대표하던 다음의 존재감은 10년 전보다 더욱 흐려졌고, 연결의 야망으로 시작했던 여정은 여기서 마침표를 찍게 되었습니다.
https://biz.chosun.com/it-science/ict/2025/05/18/LYVHBQCR4JH6FJKRUOPZ7JVPU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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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르조 데 키리코, 거리의 신비와 우울(The Enigma of Arrival and the Afternoon), 1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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