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aPick #047
1. AI 스타트업에 투자하는 일이 점점 훨씬 더 흥미롭고, 동시에 복잡해지고 있습니다. 빅테크 기업들이 AI 서비스를 빠르게 흡수하고, 신생 스타트업들은 그 어느 때보다 빠르게 기업 가치를 키워가고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바로 그 속도 때문에, 투자자들의 판단은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습니다. 설립 1년 만에 수천만 달러 매출과 10억 달러 기업가치를 달성하는 기업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지만, 동시에 투자 리스크는 그 어느 때보다 높아지고 있어요. 구글의 벤처 투자 부문 캐피털G의 파트너 질 체이스는 "12개월 전에는 존재하지 않았던 기업에 수억 달러의 기업가치를 지불해야 한다는 점이 두렵다"고 털어놨습니다. AI 분야의 초고속 성장이 투자 판단을 더욱 어렵게 만들고 있는 셈이죠.
2. 가장 큰 문제는 기업의 '성장 단계'에 대한 정의가 모호해졌다는 점입니다. 전통적으로는 매출 규모와 기업가치로 성숙도를 판단했지만, AI 스타트업들은 수치상으로는 괜찮아 보이면서도 실제로는 안전성, 조직 관리, 경영 인프라 등 기본기가 부족한 경우가 많습니다. 극초기 단계임에도 불구하고 상황에 맞지 않는 밸류에이션을 받는 '가짜 성숙함'이 나타나고 있는 셈이에요. 투자자들은 숫자로는 성장 단계로 보이지만 실제로는 여전히 실험 단계인 기업들을 어떻게 평가해야 할지 혼란스러워하고 있습니다.
3. 사실 더 큰 위험은 기술 변화의 속도입니다. 체이스는 AI 코딩 스타트업 커서(Cursor)를 예로 들며, "올해 말부터는 AI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들이 본격적으로 등장할 것"이라고 예측했습니다. 현재 커서가 제공하는 코드 생성 도구는 훌륭하지만, 더 강력한 AI 모델이 출시되면 현재의 우위가 무의미해질 수 있다는 것이죠. AI 분야에서는 6개월 전의 혁신이 이미 구식이 되는 경우가 빈번하기 때문에, 투자 시점의 기술적 우위가 언제까지 지속될지 예측하기 어렵습니다.
4. 빅테크의 흡수 위협도 투자 리스크를 높이고 있습니다. OpenAI,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같은 기존 기업들이 능력을 빠르게 확장하면서 작은 기업들의 서비스를 자체 플랫폼에 통합하고 있어요. 스타트업이 개발한 기능이 며칠 만에 빅테크의 기본 기능으로 출시되는 일이 반복되고 있습니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투자한 스타트업의 핵심 기술이 언제 빅테크에 의해 무력화될지 모르는 상황에서 투자 결정을 내려야 하는 것이죠.
5. 어쨌든 현 시점에서의 AI 스타트업 투자는 기술적 우위보다는 '적응력'에 베팅하는 게임이 되었습니다. 체이스는 "창업자가 매우 빠르게 적응하고 미래를 예측할 수 있는 능력"을 가장 중요한 투자 기준으로 꼽았습니다. 현재의 제품이나 기술보다는 변화하는 AI 생태계에서 계속해서 관련성을 유지할 수 있는 팀의 역량이 더 중요해졌다는 의미예요. "어딘가 차고에서 12개월 후에는 훨씬 나은 기업을 시작하는 사람이 있을지 누가 알까요?"라는 체이스의 말처럼, AI 투자는 이제 불확실성 자체에 투자하는 영역이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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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드바르 뭉크, 불안(Anxiety), 18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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