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aPick #58
1. 플라스틱 재활용률 9%. 이 충격적인 숫자가 보여주는 현실은 명확합니다. 우리가 버린 플라스틱의 91%는 땅에 묻히거나 바다로 흘러가고 있다는 것이죠. 특히 플라스틱 쇼핑백 같은 일회용 제품들은 애초에 싸게 쓰다가 버려지도록 설계되어 재활용이 기술적으로도 까다롭고, 품질도 떨어집니다. 하지만 최근 몇년 간 이런 골칫거리 플라스틱을 고급 소재로 바꾸는 혁신 기술이 주목받고 있습니다.
2. 미국의 스타트업 노보루프가 개발한 기술의 핵심은 단순한 재활용을 넘어선 업사이클링입니다. 폐플라스틱을 분자 단위까지 분해해서 완전히 새로운 고부가가치 소재로 재탄생시키는 것이죠. 이들이 만드는 열가소성 폴리우레탄(TPU)은 신발 밑창부터 자동차 시트까지 다양한 용도로 쓰이는 프리미엄 소재입니다. 놀라운 것은 CEO가 "우리가 만드는 것은 모두 팔린다"고 밝힐 정도로 수요가 폭발적이라는 점입니다. 시장의 뜨거운 반응에 힘입어 최근 2100만 달러 규모의 시리즈 B 투자까지 유치하며 본격적인 상업 생산 체제 구축에 나섰습니다.
3. 이런 성공 뒤에는 기존 재활용 산업의 근본적 한계를 뛰어넘는 접근 방식이 있습니다. 전통적인 재활용은 플라스틱을 녹여서 다시 만드는 방식이라 품질이 계속 떨어지고, 결국 몇 번 못 쓰고 버려집니다. 반면 노보루프의 업사이클링은 플라스틱을 기본 구성 요소인 모노머로 완전히 분해한 후, 이를 재조립해 원래보다 더 가치 있는 새로운 소재를 만들어냅니다. 마치 레고 블록을 완전히 해체한 후 더 멋진 작품으로 재조립하는 것과 같죠. 우리나라의 한화솔루션도 이 기술에 주목해 2022년에 투자한 바 있습니다.
4. 더 흥미로운 점은 이런 기술이 글로벌 제조업 생태계를 바꾸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노보루프는 인도에 시범 공장을 건설했는데, 미국 대비 10분의 1 비용으로 운영할 수 있었습니다. 인도의 화학 기업 에테르 인더스트리는 노보루프와 파트너십을 맺고 '시범 공장의 집합체'를 운영하며 다양한 스타트업들의 혁신 기술을 실제 생산으로 연결하는 플랫폼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기존 화학 공장들도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기 어려운 상황에서 이런 업사이클링 기술과 협업하여 활로를 모색하고 있죠.
5. 노보루프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업사이클링 기업들이 늘어나고 있는데요. 이는 폐기물이 더 이상 처리해야 할 골칫거리가 아니라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자원으로 인식되기 시작했다는 의미입니다. 스위스의 유명 런닝화 브랜드 온(On)이 이들의 업사이클링 소재로 만든 스니커즈를 출시하는 것처럼, 소비자들도 환경친화적이면서 성능까지 뛰어난 제품에 기꺼이 지갑을 열고 있습니다. 쓰레기가 돈이 되는 시대, 지속가능한 비즈니스 모델이 현실이 되고 있습니다.
https://techcrunch.com/2025/06/24/novoloop-is-making-tons-of-upcycled-plasti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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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바도르 달리, 나르시스의 변신(Metamorphosis of Narcissus), 1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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