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aPick #074
1. 매일 아침 가장 먼저 확인하는 카카오톡 친구 목록, 15년간 우리에게 익숙했던 그 전화번호부 같은 화면이 다음 달 사라집니다. 카카오가 친구 탭을 인스타그램처럼 바꾸는, 그야말로 ‘대수술’을 예고했는데요. 이용자들의 체류 시간을 늘리고 수익성을 개선하려는 불가피한 선택이라는 입장과, 갑작스러운 변화가 오히려 불편을 초래할 것이라는 우려가 엇갈리고 있습니다.
2. 사실 이번 개편의 이유는 명확합니다. 바로 ‘시간’과 ‘돈’ 때문인데요. 한때 국민 메신저로 불렸지만, 카톡의 1인당 월평균 사용 시간은 꾸준히 감소하고 있었습니다. 카카오는 친구 목록 대신 인스타그램처럼 피드를 도입해 이용자들의 눈을 더 오래 붙잡아두고, 게시물 사이에 광고를 넣어 새로운 수익을 창출하겠다는 전략입니다. 메신저를 넘어 소셜 미디어로의 진화를 꿈꾸는 셈이죠.
3. 하지만 사용자들이 카카오의 꿈을 함께 꿔줄지는 미지수입니다. 카톡의 가장 큰 성공 비결은 휴대전화 주소록처럼 단순하고 이질감이 없었다는 점인데요. 갑작스러운 ‘카톡의 인스타그램화’는 여기에 익숙했던 이용자들, 특히 소셜미디어에 익숙하지 않은 세대에게 큰 혼란을 줄 수 있습니다. 과거 야심 차게 내놓았던 ‘펑(스토리 기능)’이 큰 호응을 얻지 못했던 사례는 이번 개편의 불안감을 더합니다.
4. 더 근본적인 문제도 있습니다. 인스타그램은 서로 ‘친구 맺기’를 해야만 게시물이 공유되지만, 카톡은 전화번호만 저장하면 자동으로 친구가 되는 방식이죠. 즉, 직장 상사나 업무상 만난 거래처 사람에게까지 나의 일상을 공유해야 할 수도 있다는 뜻입니다. 이런 심리적 장벽은 사용자들이 자유롭게 게시물을 올리는 데 큰 걸림돌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근본적인 운영 방식의 차이와 사용자의 심리적 허들이 소셜미디어로서의 활용을 제약할 가능성도 높아요.
5. 결국 이번 개편은 카카오에 있어 정체성을 건 거대한 도박과도 같습니다. 카카오톡의 성공 비결은 국민 메신저로서 바로 누구나 쉽게 사용할 수 있는 단순함과 편리함이었는데 그것을 포기하는 대신, 새로운 성장 동력을 얻으려는 시도인데요. 과연 카카오의 이번 변신은 이용자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혁신이 될까요, 아니면 모두에게 불편함만 남기는 무리수가 될까요? 수익성 개선이라는 현실적 필요와 이용자 경험 사이에서 카카오가 어떤 균형점을 찾을지 주목해봐야 할 것 같습니다.
https://www.chosun.com/economy/tech_it/2025/08/20/HZ2GERGWCVFGNKIMP5AELGPK2Y
하루 하나의 뉴스, 하루 하나의 예술 당신의 하루를 더 풍요롭게❤️
르네 마그리트, 금지된 재현(Not to be Reproduced), 1937.
잘 읽으셨다면 클립 & 구독, 팀어바웃의 링크드인 페이지를 방문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