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pter 4.

CFO와의 만남 – 과거 영광의 유산

by 티제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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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접비 절감의 명암

티제이는 CFO 그렉의 사무실 문 앞에서 잠시 숨을 고르고 들어섰다.

사무실은 삼면으로 창이 트여 있었다. 한쪽 벽면에는 최신형 대형 모니터와 화이트보드, 반대편에는 빽빽한 숫자가 포함되어 있을 듯한 인쇄물이 정리된 캐비닛이 놓여 있었다. 사무실 가운데에는 대여섯 명이 한꺼번에 회의를 할 수 있는 크기의 테이블이 배치되어 있었다.

“루이스와 수익성 개선을 위한 방향성에 대해 서로 이야기를 나눴다지요?”

“아직 방향성을 논의할 만한 준비가 되어있지는 않습니다. 여전히 출발선을 어디로 설정해야 할지 고민하고 있는 단계입니다.”

“좋습니다. 그런데…” 그렉은 손끝으로 책상 위 펜을 돌리며 말을 이었다.

“왜 제가 그토록 원가율 개선에 신경을 쓰는지 짐작이 가십니까?”

티제이는 잠시 답을 생각했다. 지나치게 쉬운 시험문제처럼 보여서, 함정이 있는 것처럼 느껴졌다.

“당장 매출 증대를 통해서는 흑자 전환이 어렵게 느껴지기 때문이겠죠. 매출이 그대로인 상황에서는, 원가율 개선이 없다면 이익이 늘지 않겠죠.”

그렉은 티제이의 답변에 고개를 끄덕이며, 그의 속내를 털어놓았다.

“작년 매출은 소폭 늘었지만, 매출 총이익은 오히려 줄었습니다...”

티제이는 고개를 끄덕였다. “재료비와 같은 직접 비용은 매출 증가에 따라 비례하곤 하지 않나요?”

그렉은 피식 웃으며 고개를 저었다. “직접 비용은 많은 요인이 있으니 그렇다 칩시다. 그런데, 매출은 겨우 1% 조금 넘게 올랐지만, 경비 조차 전년 대비 두 자릿수로 늘었습니다. 전년도에 경비를 어렵게 눌렀지만, 매출을 늘리기 위해 ‘어쩔 수 없이 경비를 더 투입 했다’고 설명하지요. 영업 출장비, 견적 설계를 위한 외부 용역비, 각종 마케팅 비용 같은 것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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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제이는 예상외의 수치에 고개만 끄덕였다.

“문제는 경비만이 아닙니다. 인건비 같은 고정비도 커지고 있습니다. 매출은 줄었는데도, 설계와 구매 조직은 ‘업무 과부하’라는 명분으로 인력 충원을 주장하고 있습니다. 숫자로 보면 바빠 보이지만, 실제로는 매출로 이어지지 않는 투입이 많습니다. 그 결과, 비용은 불어나고 이익은 줄어드는 구조가 되는 겁니다.”

티제이가 동의하는 눈빛으로 말했다. “현업 입장에서는 필요하다고 주장하겠지만, 재무 관점에서는 매출과 연결되지 않는 투입은 결국 매몰 비용처럼 사라져 버리는 것이겠군요”


그렉은 마치 스스로도 믿을 수 없다는 듯 회의 자료를 두드렸다.

“현재의 경비와 고정비는 CPS의 매출이 지금보다 30% 높았을 때에서 크게 달라진 게 없습니다. 더군다나 경비는 다른 비용에 비해 큰 비용이 아니라는 인식도 있지요.”

“그래서 저는 우선 경비 절감 목표를 10%로 잡았습니다. 경비는 줄일 수 있지만, 고정비는 사람의 문제라 쉽지 않습니다. 인력 감축은 단순한 숫자가 아니라 노조, 현업, 그리고 CEO의 신념인 당장 매출 반등이 된다면 인력 부족은 심각한 문제가 된다는 신념과 맞닿아 있지요.”

티제이는 그렉이 직접 추진할 수 있는 영역이 경비로 제한적일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판단했다.

“혹시 경비 상승에 대한 원인이나, 절감을 위한 구체적인 계획을 수립하고 있나요?”

“계획이라면?”

“구체적인 원가 항목별 전망치와 개선 목표가 포함된 Baseline 말입니다.”

“아, 그 계획은 아마도 루이스가 준비하고 있을 겁니다.”

그렉의 말은, 루이스와 그렉 모두 구체적인 계획은 없다는 결론이었다.


넘을 수 없는 직접비의 벽

티제이는 경비 절감 계획에 대해서 루이스와 그렉 모두 구체적인 실행 계획이 없는 것을 인지하고는, 화제를 직접 비용으로 돌렸다.

“그렇다면, 원가율의 영향도로 따지자면, 재료비와 같은 직접비의 절감 효과가 더욱 크지 않을까요? 저는, 재무에서 직접비 절감 목표나 계획을 가지고 계신지도 궁금합니다.”

그렉은 티제이의 예상하지 못한 질문에 잠시 멈칫했다.

“사실, 직접비라면 당초 계획했던 매출 원가율 목표만 지킬 수 있다면, 별도의 비용 절감이 없이도 흑자 전환에는 문제가 없을 정도입니다. 문제는 직접비 계획 준수이든 절감이든, 재무에서 직접 추진하는 것이 쉽지 않다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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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렉의 답변은 다소 방어적이었다. 그는 허리를 약간 기대며 티제이를 뚫어지게 바라봤다. 그리고, 그의 입에서는 갑자기 다른 질문이 튀어나왔다.

“그런데 티제이, 하나 묻겠습니다.” 그렉은 잔을 책상 위에 내려놓으며 시선을 정면으로 고정시켰다.

“당신은 전사 조직, 그러니까 본사의 기획 조직에 소속되어 있죠. 그런 위치에서는 오히려 재무보다도 비용과는 더욱 관계가 없는데… 어떻게 직접비를 줄일 수 있습니까?”

티제이는 자세를 바로잡았다. 그렉의 의심은 질문으로 계속 되었다.

“당신이 현업에서 재료비 협상을 직접 하는 것도 아니고, 인력 투입을 조정하는 결정권이 있는 것도 아니잖습니까? 제 말은, 혹시 이미 각 조직에서 세워놓은 목표나 결과를 다시 포장해서 보여주려는 건 아닌가 하는 겁니다… 말하자면… 더블 카운팅이죠.”

순간, 티제이는 짧게 숨을 들이마셨다. 이건 티제이의 정확한 역할과 책임의 범위를 묻고 있었다.

“그렉의 말씀 충분히 이해합니다. 그 질문, 저희 팀도 처음부터 저에게, 그리고 각자에게 던졌던 질문입니다.”


그렉은 눈을 가늘게 뜨고 그의 말을 지켜봤고, 티제이는 그런 그를 바라보며 말을 이어 나갔다.

“지금 저에게 필요한 건, 직접비를 줄이겠다는 약속이 아니라, 원가 구조를 개선하고 비용을 줄일 수 있는 구조를 확인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기대하시는 결과는, 차차 우리 팀의 역할과 기대에 걸맞는 결과를 보여드리도록 하겠습니다. 그 과정에서 많은 지원 부탁드립니다.”

그렉은 입꼬리를 아주 약하게 올렸다. 웃음인지, 인정을 내비치는 건지 분간하기 어려운 표정이었다.

“좋습니다. 비용을 줄이겠다는 그 말만큼은 분명하게 들었습니다. 그럼 앞으로 보여주시죠. 구조를 어떻게 만들고, 실제 개선이 어떻게 이어지는지.”


그렉의 목소리는 의심이라기보다 시험에 가까웠다. 당신이 말하는 ‘구조적 개선’이 진짜라면, 이제부터 증명하라는 무언의 요구였다. 그는 잠시 생각에 잠긴 듯 시선을 창밖으로 돌렸다. 사무실 밖 풍경은 아직 밝았지만, 오후의 해는 서서히 기울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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