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2/2)

마션, 문제 해결의 공식에 대하여

by 티제이

댜른 수강생이 질문을 한다.

"그런데, 문제 정의에 정답이 있나요? 문제 정의가 만약 잘못된다면 어떻게 될까요? 음, 그런데 생각해보면 문제 정의가잘못될 수 있는지도 의문이네요. 회사의 문제는 대부분 다들 알고 있지 않나요? 예를 들어 제품이 품질이 좋지 않거나, 이익율이 떨어지는 것 같은 식으로 말입니다.”


유 부장은 잠시 말을 멈추었다. 이 질문에는 준비한 답변이 없었기 때문이다.

“질문하신, 문제 정의에 정답이 있는가라는 질문 보다는, ‘문제 정의의 차이에 따라서 어떤 차이가 발생할 수 있는가?’ 라는 질문에 대한 답을 드리면 어떨까 합니다. 여기에서 문제 정의의 차이란 무엇이냐…”


유 부장은 다시 말을 멈추고는 생각에 잠겼다.

“문제를 보는 관점에 따라 달라지는 차이 입니다. 그건, 회사의 전략이나 문화 그리고 개인의 경험 등에 따라 달라질 수도 있는데…"

유 부장은 다시 고개를 살짝 숙인채로 교탁에서 돌아 나와 스크린 앞에 섰다.

"최근 스페이스엑스는 재사용 가능한 발사체를 성공적으로 개발했습니다. 여기서 제가 질문을 한번 해보겠습니다. 물론, 여기에는 그 질문에 효과적인 답변을 위한 저의 가정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스페이스엑스의 자세한 이야기에 대해서는 저도 잘은 모릅니다.”


수강생들은 스페이스엑스 이야기에 다시 유 부장에게 집중했다.

“자 그럼 제 질문은 이것입니다. ‘스페이스 엑스는 어떻게 미 항공우주국보다 먼저 ‘재사용 발사체 기술’을 개발할 수 있었을까요? 미 항공 우주국은 스페이스 엑스보다 자원의 보유량도, 그리고 기술 개발의 노하우도 훨씬 더 많았을 텐데 말입니다."


수강생들 몇명이 관심을 보이며 답을 하기 시작했다.

“미 항공 우주국이 스페이스 엑스에 노하우를 제공하고, 개발과 테스트 환경도 지원 하지 않았을까요? 아마도, 민간 업체가 단독으로 진행하기는 어려웠을 테니 말입니다.”

“미국 항공우주국에서 중요한 인원들을 스카우트 했을 것 같습니다.”

“개발 비용도 상업 계약의 형태로 지원 받았지 않았을까요?”

“그걸 개발하라고 만든 회사 아니겠어요? 상업화..”


유 부장은 수강생들의 답을 화이트 보드에 적어 나가다가, 고개를 돌렸다.

“모두 실제로도 가능한 답변인 것 같습니다. 아마도, 그런 이유 때문에 스페이스 엑스는 기술 개발 과정에서 분명히 도움은 받았겠죠. 그 중에서도 저는 ‘상업화’라는 답이 끌립니다. 이 상업화라는 단어는 오늘 강의의 주제와 관련이 있습니다. 그게 무엇일까요?”


유 부장은 수강생들의 눈을 마주쳐가며 답을 기다렸다.

그 때 수강생 중 한명이 살짝 멋쩍게 웃으며 말했다. “오늘 처음부터 계속 강조하셨던, 문제 정의 인가요?”

“네, 맞습니다. 저는 적어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두 조직의 문제 정의에서 나타난 차이가, 다른 결과를 가져왔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을 해봤습니다. 스페이스엑스는 ‘발사체 비용을 줄이지 못하면 우주 사업의 상업화는 불가능하다. 아니, 회사의 리암폐 자체가 불가능 하다.’라고 스스로 문제로 정의하고, 발사체 개발을 시작했다고 가정해 봅시다.”


수강생 중의 하나가 이의를 제기했다. “그건, 미 항공 우주국도 마찬가지 아니었을까요? 제 말은 두 회사 모두 같은 문제정의를 했을 거란 말이죠. 다르게 문제 정의를 했을 가능성이 없어보입니다.”

유 부장은 고개를 끄덕이며 다시 교탁으로 천천히 돌아갔다. “미 항공우주국은 스페이스 엑스와 약간 다르게, ‘발사체를 더 멀리, 실패 없이 보낼 수 있는 다음 단계의 기술을 개발해야 한다.’라고 문제를 정의 하지 않았을까요? 그들은 아무래도, 스페이스 엑스보다는 상대적으로 상업화에 대한 시급성과 절실함 보다는, 즉 기존 기술의 재활용 보다는 새로운 기술 개발이라는 것에 더 많은 가치와 노력을 집중했을 겁니다.”


강의실의 수강생 몇몇이 고개를 끄덕였다.

“미 항공우주국의 문제 정의가 잘못되었다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미 항공우주국에 부여된 미션이나 환경은 스페이스엑스와는 다르겠지요. 그 차이가 두 회사의 발사체 기술에 대한 차이를 만들었을 수 있습니다.”


유 부장은 다시 스크린을 바라보며, 문제 해결 파트의 슬라이드를 열었다.

“자, 지금까지 그럼 문제 정의의 중요성, 그러니까 문제 정의가 달라질 수 있는 환경, 그리고 달라진 문제 정의에 따라 다른 방향으로 흘러갈 수 있는 결과에 대해서 설명을 드렸습니다. 이제 문제 해결 단계로 들어가 보겠습니다.”

유 부장은 문제 해결 단계에 대한 설명을 이어갔다. 지루한 설명이 지속되는 가운데, 유 부장의 눈에 스마트폰을 뒤적이는 수강생들의 숫자가 늘어나는 모습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다음 주제는, 문제를 해결하고 난 이후의 단계인 ‘일하는 방식과의 연계’ 입니다..”


유 부장은 스크린에 나타난 설명으로 가득한 내요을 잠시 바라보고는, 수강생들을 바라봤다.

“지루한 설명 보다는 다시 스페이스 엑스의 사례로 넘어가 봅시다. 스페이스 엑스가 상업화의 중요한 문제였던, ‘발사체 재활용에 대한 해결 방법’을 단기간에 만들어 낼 수 있었던 결정적인 계기는 무엇이었을까요?”


그는 수강생들의 표정에 별다른 변화가 없는 것을 확인하고는, 질문을 바꾸었다.

“스페이스엑스의 발사체 재활용 기술은, 아마도 한 두개의 개별 문제를 해결한다고 해서, 개발할 수는 없었을 겁니다. 회사내 모든 조직에서 수많은 연속된 문제를 해결해야만 가능했을 겁니다. 결국, 진짜 문제는, 스페이스엑스를 문제 해결에 능한 조직으로 만들 수 있느냐 였습니다. 그건, 단순히 문제 해결 강의를 한다 거나 우수한 인재를 채용하는 것만으로는 해결이 어렵지요. 그렇다면, 그 해결 방법은 무엇이었을까요?”


수강생들은 조용했다. 유 차장은 조금 더 뜸을 드리며 대답을 기다리다가 스스로 답을 했다.

“회사의 성과 체계와 조직 문화를 문제를 스스로 정의하고 빠르게 풀어낼 수 있는 구조로 만들었기 때문입니다. 그들은발사체 재사용 프로젝트의 성공이 기업의 생존과 확실한 시장 독점으로 이어진다는 명확한 미션과 비전을 수립했고, 이를 회사 전체 조직에 세부 목표로 전달했습니다. 그리고 이는 목표 달성을 위한 효율적인 프로세스와, 실패와 시행착오를통해 빠르게 기술을 축적할 수 있는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조직 문화까지 만들어내는 원동력이 되었습니다.”


“이것이 최종적인 문제 해결 단계라고 생각합니다.”

유 부장은 설명을 이어 나갔다.


“회사에서는 일회성 문제를 몇개 해결했다고 눈에 띄는 변화가 나타나지 않습니다. 만약, 회사가 지향하는 전략의 방향이 만약 품질 경쟁력이라고 가정해 봅시다. 이는 품질 이슈 몇개를 해결했다고 경쟁력이 확보되는 것이 아니라, 품질 문제 해결의 방법이 일하는 방식에 녹아 들어야만 반복적인 문제 해결이 일어나야만 합니다. 그래야만, 품질 수준의 향상과경쟁력을 비로소 기대할 수 있습니다.“


유 부장은 다시 슬라이드로 돌아가서 설명을 했다.

”예를 들어, KPI가 잘 구축되어 직원들의 액션과 성과의 방향을 제시해주어야 하고, 유효한 프로세스와 시스템도 그 방향에 맞추어 일관되도록 준비되어 있어야 하죠.”

““여러분, 오늘 강의는 여기까지 입니다.”


유 부장은 교단에서 벗어나서 말했다.

“마지막으로 드리고 싶은 이야기는,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이론 보다는 본인이 실제 문제 해결 시도를 가능한 많이 해보면서 직접 시행 착오를 겪어보는 것이 가장 확실한 방법입니다. 물론 이 방법은 시간도 많이 걸리는 데다가, 때로는 회사에서 여러분들의 시행 착오를 기다려주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몇명의 수강생이 웃었다. 유 부장도 미소를 지었다.

“그렇다면 대안으로는, 남들이 경험한 구체적인 사례를 통해 간접적으로 경험해보는 방법이 있습니다. 그것이 실패 사례이던 성공 사례이던 관계는 없습니다.”

“문제 해결 과정에서 시행 착오로 좌절하고, 결국 뭔가를 해결했던 그런 경험이 있나요?” 한 수강생이 물었다.


유 부장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 때의 경험이 오늘 제가 강의를 하게 된 계기가 되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스코틀랜드의 어느 낡은 회의실에서, 한 회사의 생존이 달린 문제를 처음 마주했을 때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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