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코틀랜드, 적자의 그림자를 마주하다
“지난달 보고 이후, 베트남 공장의 생산량 확대 계획이 보완 되었습니다. 자동화 설비 투자로 인한 직접적인 생산 용량증대 외에 품질 불량으로 인한 재작업 개선 효과를 포함한다면, 추가적인 생산량 증대도 가능합니다.”
유 차장은 박 상무에게 베트남 공장의 중장기 생산량 확대와 생산성 개선 전략을 보고 하고 있었다.
생산 기술 출신의 박 상무는 현재 전사의 혁신 활동을 총괄하고 있다. 체격이 건장하고 얼굴빛이 짙은 외모에서 느낄 수있는 선입견과는 달리, 숫자나 작은 이슈 하나에서도 성과에 미치는 영향과 조직의 흐름에 대해 머리속에 바로 그릴 수있을 만큼 민감했다. 그의 질문은 언제나 예상하지 못한 범위와 디테일로 넘나들기 일수였다.
“투입 원가의 변화는?”
“초기 투자 비용과 이로 인한 감가상각 비용의 상승을 고려하더라도, 생산성 증가에 따라 단위 원가는 오히려 감소합니다.”
유 차장은 마치 준비한 내용이라는 듯 담담하게 답변했다. 박 상무는 고개를 끄덕였다.
"유 차장은 되었고, 다음 차례는 누구지?"
유 차장 이후에도 다른 팀원들은 각자 담당하는 프로젝트를 보고하고 또 그에 따른 피드백을 받았다. 매월 박 상무가 주관하는 회의는 한 달간의 노력을 평가받고, 다음 계획을 논하는 자리였다.
"한 달 내내 이 회의를 준비한 건지, 프로젝트를 진행한 건지 모르겠어." 유 차장이 툴툴대자 최 차장이 웃으며 말했다. "그래도 회의 준비하다 보면 어느새 프로젝트 진도가 나가 있잖아."
"아까 박 상무가 질문한 원가 분석 내용은 최 차장이 아니었다면 답변도 제대로 못 할 뻔했어. 고마워, 최 차장."
"뭘. 유 차장이 궁금해하니까 나도 신경 써서 본 거지. 아니었으면 나도 발견하진 못했을 거야. 커피나 한잔 사."
둘이 회의실을 나서는 그때, 박 상무의 비서가 유 차장을 찾았다.
"유 차장님, 잠시 상무님 방에 들르시랍니다."
‘뭐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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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 차장은 출입문이 대부분 활짝 열려있는 박 상무의 집무실로 들어갔다. 출입문이 간혹 닫혀 있을때가 있는데, 이런 경우에는 십중팔구 뭔가 비밀스러운 대화가 이뤄지는 경우이다. 팀원들은 출입문이 닫혀 있을때면 오히려 귀를 세우고 무슨 대화가 이뤄지는지를 듣고는 했다.
“이번 실행 계획에서는 디테일이 많이 보완되었어.” 박 상무의 이야기가 칭찬인지 아닌지 조금 헷갈려서 그냥 침묵하고있었다. 평소의 피드백이라면 이래야만 했기 때문이다.
‘프레임은 잘 접근했지만, 디테일이 부족해. 디테일이 부족한데 그냥 방향성만 믿고 밀어붙이면 어떤 일이 발생하는지알아? 현업은 바로 거부해. 실행이 불가능 해지는거지. 그리고는 ‘컨셉은 좋았지만, 여건이 따라 오지를 않네. 이번에도난 열심히 했어’ 라며 위안을 삼는거야. 결과는 하나도 없이 말야.’
유 차장은 박 상무의 같은 피드백을 지겹도록 들어서, 이제는 외울 정도가 되었다. 처음에는 분하기도 하고 억울한 부분도 있었지만, 차차 이해도 되었고 이제는 자존감이 너무 떨어지지 않도록 감정 컨트롤도 가능해지는 수준이 되었다.
박 상무는 그의 그런 마음을 알아채듯이 말했다.
“아, 프로젝트 진행에 불만이 있어서 그러는 건 아니니까 안심해. 있는 그대로 유 차장도 디테일이 많이 좋아졌어.”
유 차장은 갑자기 그동안 성공한 사례보다 실패한 사례가 더 많았던 기억을 떠올리며 얼굴이 붉어졌다.
“상무님의 피드백 덕분이죠…”
“오늘은 유 차장에게 새로운 미션을 하나 주려고 불렀어. 지금 진행중인 프로젝트도 마무리 단계이니 말이야.“
“새로운 미션이라면, 어떤...”
유 차장은 얼마전부터 여러 기능 조직이 관여되는 문제를 해결해 보고 싶었다. 회사의 문제란 궁극적으로는 하나의 조직의 참여만으로 해결되는 경우는 아무래도 국부적인 문제가 해결 될 뿐이고, 여러 조직이 관여되어야 비로서 보다 완전한 문제 해결이 된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혹시, 그 바램이 이뤄진 걸까?’
“스코틀랜드에 Caledon Plant Services Ltd.라는 자회사가 하나 있는데, 뭐 다들 CPS라고 부르더군.” 박 상무는 뜬금없이자회사의 이야기를 꺼냈다.
“그 회사라면 대충은 들어서 알고 있습니다. 설비 유지 보수 사업을 주력으로 하고 있는 회사 아닙니까? 기자재를 직접제작하는 공장도 보유하고 있어서, 규모는 작지만 있을만한 기능 조직은 모두 있다고 들었습니다.”
“그렇지, 그런데 그 회사가 몇 년째 적자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네. 이유는 여러 가지가 복합적이겠지만, 일단 매출이갑작스럽게 줄어든 것이 표면적인 이유야.”
“매출이 줄어들었다면,,, 그것 자체로 원인 이라기 보다는 결과로도 볼 수 있는 것 아닙니까?… 회사 내부의 생산성 저하나, 아니면 시장의 사이즈가 갑자기 축소되거나, 이런 외부 요인까지 여러가지 복합적인 이유가 포함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