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의 내적 및 외적 해결방법은 무엇일까?
[회사를 떠난 후, 그때의 나를 돌아보며]
이 글은 과거 전 직장에서의 경험을 기록해 두었다가, 이제는 그 시절이 지나간 기억이 되어 조심스럽게 꺼내 본 것이다. 조직이라는 곳이 비슷해 보일 수 있지만, 이 글은 당시의 회사 분위기와 문화에서 비롯된 내 개인적인 생각일 뿐, 지금 다니는 회사와는 또 다른 결이 있다. (사실 과거에 작성해 두고 저장했다가, 이제서야 발행해 본다...)
<관련글>
저의 블라인드 사건 전말은 이전 글 '블라인드 1탄 : 나를 싫어하는 사람이 많다. 나도 싫어하는 사람 있다.‘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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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과거 직장에서 겪은 블라인드 사건을 통해 큰 괴로움을 느꼈다. 이 사건을 통해 내가 얻어야 할 교훈은 무엇이고, 그 고통으로부터 어떻게 벗어날 수 있을지 오랫동안 고민했다.
우리는 모두를 좋아할 수 없고, 모두에게 사랑받을 수도 없다. 어떤 사람과는 잘 맞고 좋은 관계를 맺지만, 어떤 사람과는 코드가 달라 갈등이 생기기도 한다. 문제는 그런 사람들과 하루 8시간을 함께 보내야 하는 회사라는 공간에서는 스트레스가 더욱 크게 다가온다는 것이다.
블라인드는 생각보다 파급력이 크다. 나를 모르는 불특정 다수에게까지 부정적인 이미지가 왜곡된 채 전달될 수 있기 때문이다. 처음에는 '누구에게나 호불호는 있을 수 있지' 하며 넘기려 했지만, 여러 차례 악성 댓글에 언급되다 보니 직장생활이 무겁게 느껴졌다.
나는 결국 블라인드 앱을 삭제하고 잊으려 노력했다. 하지만 어느 순간 ‘나를 모르는 누군가가 그 글로 인해 나를 오해하면 어쩌지’라는 두려움이 엄습했다. 익명의 가십이 현실에서 진실처럼 소비될 수 있다는 사실에 불안해졌고, 결국 블라인드를 다시 설치했다.
그런데 놀랍게도, 나를 암시하던 댓글들에 달린 초성 언급이 모두 삭제되어 있었다. 신고가 아니라 아예 사라진 상태였다. ‘왜 지웠을까?’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동시에 알 수 없는 허탈감도 밀려왔다.
나는 이 일련의 사건들을 통해 어떻게 하면 이 고통을 건강하게 극복할 수 있을지 고민했다. 마음을 다스릴 ‘내적 해법’과 상황을 풀어갈 ‘외적 방법’을 찾기 위해 관련 책도 많이 읽었다.
모든 사람이 나를 좋아해 주길 바란다면, 나부터 모든 사람을 좋아해야 한다.
하지만, 나 역시 싫어하는 사람이 있다. 단지 그 감정을 공론화하지 않을 뿐이다. 결국 블라인드에서 나를 욕한 사람들과 나의 차이는 ‘표현 방식’일 뿐, 감정의 본질은 크게 다르지 않았다.
누군가 나를 싫어한다는 건 내가 내 방식대로 잘 살고 있다는 증거일 수도 있다. 물론, 동시에 ‘나는 인격적으로 잘 살고 있는가?’라는 자문도 필요하다.
좋고 싫은 감정은 시간이 지나면 옅어진다. 블라인드에서의 마지막 언급은 쉽게 잊히지 않았지만, 그 역시 시간이 흐르면서 반성하게 되고, 나를 돌아보게 되었다.
중요한 건 일일이 해명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다. 누가 나를 싫어하고, 그 이유가 무엇인지 분석하기보다는, 그 시간에 나의 미래와 긍정적인 가치에 집중하는 것이 훨씬 더 생산적이다.
그렇다면 사람들은 왜 그렇게까지 누군가를 싫어하고 공격할까? 책을 읽으며 그 심리를 이해하게 되자, 더 이상 그들에게 감정을 소모할 필요가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질투 나고 부러워서,
깎아내림으로 우월감을 가지고 싶어서,
위기의식을 느껴서,
그냥,
주변에서 욕하니까,
다른 사람을 욕하는 것이 즐거워서,
성향이 타인의 단점을 찾는 것 좋아해서,
내가 인정할 수 없어서,
할 일 없어서...
즉, 열등감에 사로잡힌 사람이기 때문이다. (손힘찬 작가의 '오늘 이만 좀 쉴게요'를 인용)
나를 비판하는 사람이 나타났을 때 비로소 한 사람의 경영자가 되었다고 할 수 있다. 비판을 받지 않고 있다면 그것은 내가 아직 소수의 사람들에게만 알려졌다는 의미이다. 나를 좋게 생각하지 않는 사람들한테까지 알려질 만큼 인지도가 올라갔을 때 비로소 내가 세상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고 있다. (호시 와타루 지음. '신의 멘탈' 인용)
나는 과연 그 회사에서 주요 인물이었을까? 그렇게 존재감 있는 사람이었나? 왜 나를 향한 부정적인 시선이 많았을까?
결국, 세상에는 다양한 생각을 가진 사람이 있고, 누구에게나 ‘좋은 사람’일 수는 없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게 되었다. 나는 이제 나를 싫어하는 사람보다, 나를 응원해 주고 좋아해 주는 사람들에게 시간을 더 쓰기로 마음먹었다. 최근 연락을 주는 고마운 사람들과의 관계에 감사하며, 나 자신에게 더 집중하고 있다.
블라인드 앱 삭제 후 6개월...
나는 더 이상 타인의 시선과 평가에 흔들리지 않게 되었고, 자존감도 회복되었다. 재미 삼아 보던 블라인드 글은 내 삶에서 완전히 사라졌다. 이제 누가 뭐라든 상관없다. 그냥 내 눈과 귀를 닫은 것이다.
블라인드 앱 재설치 후 1년...
이직 후 전 직장의 블라인드를 다시 들여다보았지만, 여전히 특정인을 향한 비난은 이어지고 있었다. 보는 나조차 기분이 나빠 결국 완전히 탈퇴하고 앱도 삭제했다.
블라인드는 본래 업계 정보와 트렌드를 확인하려고 사용했던 앱이다. 그 기능도 있었지만, 결국 ‘대나무 숲’의 역할이 본질이었다. 요즘 나는 오히려 링크드인(LinkedIn)을 통해 글로벌 업계 정보와 건강한 자극을 얻는다. 링크드인은 적어도 매너와 존중이 살아 있는 비즈니스 플랫폼같고, 비난보다는 응원과 통찰력을 제시해 주는 느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