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길은 내가 정한거야

by May Lim

바람이 선선하다. 코로 들이쉬어지는 바람이 상쾌하다. 여름이 지나 가을 하늘이 아직은 부끄러운지 구름 뒤로 숨었다.

팔다리 꼼지락 거리며 게으름을 뒤로하고 새벽 운동을 나선 길.

너도 아침운동을 나왔구나

시멘트 계단 자신의 집을 이고 걷는 달팽이를 만나 한참을 바라본다.

이 마른 길을 어찌 가려고.

집을 잡아 풀숲으로 옮겨줄까 잠시 고민하다가

그의 길을 응원하기로 마음먹고 나의 길을 걷는다.

그도 알았을 거야. 그 길이 메마른 시멘트길이라는 것을...

누군가 전지적 시점으로 바라볼 때도 이런 기분일지 모른다는 생각이 스친다.

이슬 머금은 풀숲을 달팽이가 좋아할 거라고 생각하는 나의 생각처럼 지켜보는 관점에서는

가지 말아야 할 길과 가야 할 길이 보일지도 모르겠다.

내 길은 내가 걸을께.

자갈밭이던 시멘트길이던 내 앞의 길을 느리지만 천천히 걸어 나가는 게 내 길인걸.

달팽이의 목소리가 들리는 듯하다.


뜨끈한 차를 마시며 자신의 길을 가는 달팽이 생각이 생각을 채운다.

너의 길을 응원해.

답이 없는 시간들을 풀어가며 살아가는 우리도 누군가 나의 길을 존중해주는 것만으로

충분히 그 길 끝에 서있을 힘이 나지 않을까.

각자 다른 모양의 길을 걷는다.

땀이 나지 않아도, 숨이 차지 않아도, 속도가 달라도 , 풍경이 달라도 우리는 걸어간다.

그 길이 울퉁불퉁 거칠어도, 오르막 이어도

내 길은 내가 걸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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