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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틈새 독서모임 Jan 09. 2018

인간의 대지, 생 택쥐페리

'어린왕자'를 쓴 비행기 조종사의 삶에 대한 고민과 흔적들

한 달 전부터 읽기 시작한 책인데 이제야 마지막 장을 덮는다. 올해는 책을 읽으면 단 몇 문장이라도 리뷰를 적을 생각이다. 작년에 리뷰를 많이 남기지 않다보니 읽었던 내용이 좀처럼 생각나지 않아 기록을 남기려 한다. 더 많이 읽고 더 많이 쓰는 2018년이 되었으면 한다.

2018년 첫 번째 책은 소설 '어린왕자'로 유명한 생 텍쥐페리의 '인간의 대지'다. 그는 2차 세계 대전이 진행되었던 1930년대 우편을 전달하는 비행기 조종사를 업으로 가졌다. 비행을 하면서 느꼈던 감정, 비행을 하는 동료를 생각하는 마음, 그리고 사막에 불시착하면서 겪었던 에피소드와 그의 철학을 글로 옮겼다.


폭풍우 치는 하늘이 마련해 준 광대한 법정 한복판에서 조종사는 자신의 우편기를 걸고 산과 바다, 그리고 뇌우라는 세 자연의 신을 상대로 고독한 결투를 벌이는 것이다.

-35페이지

지금은 비행기에 자동 항해 장치가 있지만 이 때만 해도 수동으로 조종을 했다는 것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그는 비행기 조종사라는 직업에 대한 자부심이 대단했다. 자칫하면 생명을 잃을 수 있는 직업인데도 비행에 임하는 그의 언행은 결의에 차있다. 나는 과연 직업에 어떤 태도로 임하고 있는지를 생각해봤다. 돈을 벌기 위해 선택한 일이지만, 꼭 돈만이 나의 만족을 채워줄 순 없다.

같은 돈이라 해도 누군가는 불법적으로 돈을 번다. 이를테면, 박근혜는 국민이 낸 세금을 사비로 쓰면서 비자금까지 챙겼다. 대통령이라는 직업을 우습게 본 것이다. 물론 그녀를 뽑은 사람들에 1차적인 잘못이 있겠지만. 투표 연령을 낮춰서는 안 된다는 논리 중에 정신적으로 성숙하지 못했다는 이유가 있다는데, 그럼 당신들은 얼마나 성숙했길래 저런 여자를 대통령으로 뽑았냐고 묻고 싶다.

책을 다 읽고 나니 모서리가 접힌 부분이 많았다. 인상 깊은 구절이 많았다는 얘기다. 그 중 한 부분을 발췌해본다. 그가 어른이 되어 유년에 뛰놀던 정원을 회상하는 장면이다.


우리가 무한하다고 여겼던 곳이 그토록 좁은 담장 안에 있었다는 데 놀라고, 이제 다시는 그 무한 속으로 돌아갈 수 없으리라는 점을 깨닫게 될 것이다. 왜냐하면 돌아가야 할 곳은 그 정원이 아니라 그 놀이 안에 있으니까.

126페이지

이 부분을 읽으면서 나의 유년 시절 정원이었던 놀이터가 생각났다. 그 작다면 작은 공간에서 축구며, 야구며, 술래잡기며, 눈싸움 등 많은 추억을 쌓았다. 지금 다시 보면 어떻게 저 작은 공간에서 그런 활동들을 했는지 의아할 정도다. 그의 말처럼 이제는 당시의 동심으로 돌아가려 해도 돌아갈 수 없다. 놀이터는 그대로 있지만 그 놀이는 당시가 아니면 할 수 없는 것이니까.

'어린왕자'를 쓴 생 텍쥐페리가 비행기 조종사였다는 사실은 알고 있었지만, 그가 실제 어떤 삶을 살아왔는지에 대해서는 이번 '인간의 대지'를 읽고 알게 되었다. '어린왕자'를 감명깊게 읽으신 분들이라면, 이 책도 함께 읽어보시는 것을 추천드린다. 분량은 약 200쪽이지만 그보다 많은 것을 담고 있으니.



글쓴이(필명)

카이로스 - 여행, 독서, 요리, 고양이를 좋아하는 데이터 분석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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