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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안 바닷가에서

by 성준

전날의 적당한 숙취에 모자란 잠과, 돌게를 한껏 넣어 끓인 라면을 먹었다. 주방에는 달그락 거리는 설거지소리가 들리고, 테라스의 안락의자에 앉아 잠시 눈을 감아본다. 이건 좀 완벽하다.


기분 좋게 마셨던 술 한잔의 숙취와

모자란 잠에 몰려오는 졸음과

시원한 바다내음을 품은 국물의 라면 한 그릇

살짝 해장이 되면서 늘어지는 몸에

춥지도 덥지도 않은 딱 좋은 온도

얼굴을 간지럽히는 따갑지도 않은 햇빛

살랑 거리는 미풍의 바람은 한껏 청량한 바다냄새를 실어주고

앞이 훤히 내려다 보이는 초록초록한 풍경들과 파란 바다

한껏 늘어지는 몇 분 간의 쉼이 마음에 들었다.





아... 바람이라면

내 인생의 마지막 날이 이랬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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