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시 당신이 육아 휴직이나 육아를 위해 준비 중이라면, 이런 점들을 먼저 고려해 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모든 동전은 양면이 있다. 그중 우리는 선택을 할 것이다. 선택에 있어 먼저 경험했던, 먼저 지나갔던 이의 성공 혹은 실패담을 한 번쯤은 들어 두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이다. 당신이 생각해 보지 못했던 문제들이 하나쯤 얻어걸리지 않을까?
1. 라떼파파를 끝내는 시간을 정해두자
- 육아 휴직은 신청이 쉽지는 않지만 선정이 되면 끝이 정해져 있는 시간이다. 우여곡절의 육아 뒤에는 돌아갈 직장이 기다리고 있다. 물론 육아 휴직 후에 감당해야 할 몫은 또 따로 남겨져 있다. 아직까지 육아 휴직 후 복귀하는 직장인들에게 마냥 따스한 눈빛을 건네는 직장은 거의 없지 않을까? 누군가 휴직을 하는 만큼 다른 이들이 그 자리를 채워야 하는 게 우리나라의 현실이기도 하고, 혹은 복귀 후 예전의 직위나 경력을 인정받지 못하는 경우도 종종 생겨 사회적 문제가 되곤 한다. 그래도 그것은 복귀한 후 내가 사회와 싸워야 하는 일이다. 라떼파파.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 남자들의 경우에는 아직까지 사회적 동물로서 키워진 경우가 많다. 많은 경우 자존감을 그들이 하는 일에서 찾곤 한다. 하는 일이 잘 되거나, 사회에서 잘 나가는 경우 어깨가 으쓱! 힘이 잔뜩 들어간 남자를 찾는 건 어렵지 않다. 소위 사내들의 습성이기도 하다.
육아 휴직이 길어질수록 남자는 그런 기쁨과 스스로 증명해 내야 하는 사내의 습성을 잃기 쉽다. 그렇게 남성성을 잃어버린 사람들을 많이 보았다. 나 역시 그랬다. 자존감이 낮은 사람들은 자신에게 문제를 찾으려 한다. 이 과정이 반복되면 주위에 날려진 모든 화살을 자신에게 꽂는 지경이 된다. 모든 잘못된 일이 내 책임이요. 내 존재가 잘못된 일을 만든다고 믿는다. 이는 주변 사람들마저 힘들게 만든다. 이를 예방하기 제일 좋은 것은 끝나는 시간을 정해둔다는 것이다. 일정시간 동안만 육아에 집중해야 육아에 대한 집중도가 높아진다. 또 육아를 마치고 돌아간 일터는 오히려 육아 이전보다 더 잘 해낼 수 있다. 아이를 돌보느니 일하러 나간다고 하는 걸 실감하게 될 것이다.
2. 운동을 꼭 하자. 나는 조깅을 추천한다
- 육아는 일상의 반복이다. 어렵지만 익숙해지면 집 밖에 나서지 않아도 할 일이 많다. 점점 손에 익을수록 집에서 시간을 보내는 것이 익숙해진다. 꾸미지 않아도 되고, 최소한의 움직임으로 생활이 가능해진다. 그러다 어느 날 현타가 온다. 정말로. 내가 이러려고 육아휴직을했나? 이렇게 공부하고 이렇게 직장을 다닌 게 이렇게 아이를 보려고 그렇게 노력하며 살아온 걸까? 내 커리어와 내 생활은 다 어디에 간 걸까 하는 현타가 온다. 다른 말로 우울증과도 같다.
운동을, 특히 조깅을 추천하는 이유는 일주일에 두세 번 조깅으로도 우울증 약을 복용했을 때와 비슷한 효과를 낸다는 연구가 있다. 적당한 조깅은 신체의 건강을 지켜준다. 몸짱은 되지 않더라도 몸매 꽝이 되는 것은 막아준다. 신체적인 건강뿐만 아니라 정신적으로도 성취감을 느끼게 한다. 삶에 있어서 작은 성취감은 동기부여의 연료가 된다. 작은 목표를 꾸준히 이루었을 때 사람은 도전과 성공의 즐거움을 알게 된다. 조깅은 시간과 거리에 대한 스스로의 약속을 성취할 수 있는 수단이 되며 이는 신체적인 도움과 정신적인 도움을 함께 주는 활동이 될 것이다. 다른 것은 어렵더라도 조깅은 필수로 하는 것을 추천한다. 잘 뛰는 사람이 육아도 잘한다.
3. 라떼파파 기간 동안의 생활비에 대한 계산을 정확히 하자
- 외벌이의 경우는 현실적으로 라떼파파에 도전하기 쉽지 않다. 식구가 늘었고, 특히 아이는 정말 많은 것들이 필요하다. 먹고 싸는 분유나 기저귀부터 시작해, 아기 욕조, 젖병, 젖병 소독기, 가제 손수건, 내복, 손싸게, 겉싸개, 유모차, 카시트, 침대가드, 방수패드, 아이용 손톱깎이, 수많은 장난감과 옷들, 아이가 먹을 이유식, 과자, 영양제 등등 그 수와 종류는 무한대 증식 가능하며 가격 역시 무한대 증식 가능하다. 몇 개월 입히지 못하는 아이의 겉옷이 명품 브랜드를 달면 기십만 원은 꿀꺽이다. 외벌이는 라떼파파 하는 건 좀 양보하자. 일단 가정의 경제를 담당하는 지대한 역할에 만족하고, 집에서 전업으로 아이를 돌보는 와이프의 수고를 덜어주자. 본인만 퇴근하지 말고, 때때로 와이프 역시 육아에서 퇴근할 수 있도록 함께 하는 것으로 만족하자.
맞벌이라면 육아 휴직을 하는 동안 일시적으로 급여가 줄 수는 있어도 파이프 라인이 양쪽에 있는 경우니 덜 불안할 것이다. 육아는 현실이다. 금전적인 압박이 들어온다면 육아에 집중하는 것은 어렵다. 당장 먹고 살아갈 돈이 부족한데 아이의 얼굴만 보고 있다고 해결되지는 않는다. 육아는 현실이다. 미안한 말이지만 현실적 이게도 특수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먹고 살만 해야 라떼파파도 할 수 있는 게 현실이다. 물론 부부간의 합의에 의해서 조금 덜 벌어도 아이에 대해 더 큰 의미를 둔다면 가능하다. 하지만 그로 인해서 포기해야 할 부분은 분명 발생할 수밖에 없다.
1. 휴식 날짜를 보장받자
- 일과는 다르게 육아는 끝이 없는 작업이다. 직장은 출퇴근과 프로젝트의 종료등 순간순간 쉬고 맺음이 분명하지만 육아는 아이가 태어나는 그 순간부터, 독립을 하는 그 순간까지 계속된다. 특히나 영유아 시절의 육아는 끝없는 반복. 무한지옥과도 같다. 먹이고 씻기고 재우고 달래고 이것만 몇 개월을 반복하는 일상이 될 것이다. 괜히 산후 우울증이란 병명이 생겼을까? 물론 출산 직후의 호르몬의 영향도 있겠지만 그뿐 아니라 무한반복의 일상에 지치지 않을 강인한 멘탈을 지닌 사람도 흔치 않을 것이다. 라떼파파를 하려 한다면 육아의 중간중간에 쉬는 날을 많들기를 바란다. 이는 절대적으로 배우자의 협조가 필요한 사항이다. 말 그대로 그날 하루 혹은 반나절이더라도 오롯이 스스로에게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이 필요하다. 이는 단순히 쉬고자 함이 아니라 육아를 더 잘할 수 있는 에너지의 충전 시간과도 같다.
2. 취미 생활을 확보 하자
- 휴식과 연계된 이야기이다. 휴식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거리를 찾아야 한다. 아무것도 하지 않는 멍 때리는 것도 훌륭한 휴식법이긴 하다. 육아에 지친 당신의 스트레스를 싸악 비워줄 수 있는 방법이 되기도 할 것이다. 스트레스를 비우는 것도 중요하지만 에너지를 채우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믿는다. 스트레스를 영원히 쌓아둘 수는 없다. 하지만 우리의 라떼파파는 끝나는 시간을 정해 두었기에 그 시간까지만 차곡차곡 쌓아두면 된다. 그리고 그 시간을 버텨줄 에너지를 채우는 작업을 하는 것이 좋다. 취미 생활은 어느 정도 스트레스 해소에도 도움이 되지만 나머지의 시간을 버텨줄 에너지를 얻게 해 줄 것이다.
3. 기록을 꼭 남기자
- 라떼파파는 일생에 한번 해보기 어려운 경험 중의 하나는 분명하다. 요즘 시대에 아이를 몇 명씩 낳는 것도 어렵고, 아이가 있다 해도 현실적으로 상황이 허락해 주어야 가능한 일이다. 그런 값진 경험을 오롯이 머리로 기억하는 것도 좋지만 기록을 남겨보시라.
이 제안은 내가 제대로 하지 못했기에 추천드린다. 아이가 커가는 순간과 그 순간의 감정들과 생각을 정리한다면 이 보다 훌륭한 기록물이 있을까? 이 순간만큼 아이가 부모를 향해 아무 이유도 대가도 없이 웃어주고 안아주는 때도 없다. 커갈수록 자신들만 안다. 지금이 제일 예쁜 순간이다. 이 순간의 기록을 잊지 말자. 훌륭한 추억거리가 생긴다.
누군가는 선택에 의해 누군가는 필요에 의해 육아를 하게 될 것입니다. 육아는 아름답지만은 않은 과정입니다. 누군가를 키운다는 게 쉬운 일 일리가 없습니다. 우리를 갈아 넣어 아이를 키워갑니다. 대부분 동물들은 태어나자마자 하루도 지나지 않아 스스로 걷습니다. 그에 비해 인간은 최소 1년이 지나야 겨우 몇 걸을 걸을 수 있습니다. 그동안은 스스로 움직이지도 먹을 것을 찾아 먹지도 못하는 존재가 인간입니다. 아마도 동물의 세계였다면 살아남기 어려운 종족이 분명할 것입니다. 이렇게 특이한 육아를 하는 동물은 없겠지요. 그 특이한 육아를 해내는 것이 우리 부모들입니다. 어려운 길이 아닐 리가 없습니다. 불평하거나 싫어해도 어쩔 수 없습니다. 다른 방법이 없거든요. 선택한 방식의 차이일 뿐 어떤 선택을 하여도 6개월 만에 아이를 걷게 할 수는 없습니다. 그 육아의 고통을 함께 나누려는 라떼파파 칭찬합니다. 육아는 한 사람의 몫이 아닙니다. 2인 3각처럼 두 사람의 호흡이 맞아야 합니다. 조금만 삐끗하면 균형을 잃기 쉽습니다. 나의 속도가 아닌 서로의 속도에 맞추어 가는 육아를 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