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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성준 Jan 03. 2024

오랜만에 별자리 이야기

지금 MBTI 가 인기 있었던 것 마냥 한때는 별자리에 대해 유행하던 때가 있었다. 태어난 시간으로 성격을 가름하는 별자리보다, 지금의 설문 형식의 조사를 병행하는 MBTI가 더 신뢰성이 있어 보이는 점은 어쩔 수 없지만 그때는 별자리 분석에 꽤나 진지하던 때가 있었다. 


여기서 문제! 다음을 설명하는 별자리는 무슨 자리일까?


당신은 감정적으로 매우 복잡하고 여러 가지 기질들이 마구 혼재되어 있습니다. 
자기 기분에 따라 완전히 다른 사람으로 돌변하곤 합니다. 
감정의 스펙트럼이 다양한 것은 당신의 예민함 때문입니다. 
상대방의 감정을 재빨리 알아채며, 거기에 쉽게 전염됨으로써 그것을 자신의 감정으로 착각합니다. 
도가 심해지면 인생이라는 드라마에서 타인의 대본을 들고는 자기 것이 아닌 역할을 연기하게 됩니다. 
당신에게 무엇보다 필요한 것은 자기 인식입니다.
스스로의 행동에 대해 정확한 관점을 가지고 자신의 감정을 제대로 파악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몰랐던 내 성격

아내가 우울하면 우울해진다. 

아내가 아프면 같이 아파진다. 

아내가 신나면 좀 안심이 된다. 

아내가 힘들면 나도 힘들어진다. 

아내의 현실에 내 감정이 동기화된다. 


때로는 아내가 서운해한다. 위로받고 싶은데, 도움받고 싶은데 자신이 우울하면 너도 우울해진다며. 기대고 싶은데 너도 힘들어한다며, 자신이 기대하고 위로받을 수 없다 서운해한다. 맞는 이야기다. 하지만 아직 난 내 감정을 컨트롤할 정도의 경지는 이르지 못했다. 아내가 힘든 것을 보면, 나도 힘들어지고, 아내의 기분이 우울하면 혼자 신나 할 수가 없다. 그렇다고 내가 완전한 F의 성격은 아닌 것 같다. 같이 힘들어하는 가운데서도 해결책은 T 다. 아내가 서운해하는 부분이 이 지점이 아닐까 싶다. 


기분으로만 공감하는 놈

나는 게자리다. 그런데 아내 역시 게자리다. 우린 비슷한 별자리를 타고 태어났지만, 참 많이 다르다. 

게자리의 남성과 여성의 차이일까? 아님 애당초 별자리는 허구란 걸까? 


그때 내가 별자리에 기대었던 건 때로는 기댈 점이 필요했는지 모른다. 한때는 신문에 작은 별자리 란에 기대어 하루를 점치고 하루를 위안받고 싶었던 것 같다. 주변의 사람들에게, 주변의 어떤 것들에게 내 마음을 들어 보이기 싫었을 때 나는 나만의 작은 습관으로 나를 위로했었던 것이다. 


별자리 운세는 내게 오늘을 즐기라는 조언을, 때로는 길조심 하라는 걱정을, 상처받은 곳에 위로를 전해주던 존재였었다. 지금은 찾아보기도 힘들고, 일부러 찾을 만큼의 애정도 남지 않았다. 그래도 간혹 길거리의 신문 속에 보이는 게자리의 운세는 보면 반갑고, 괜히 신경 쓰이는 어린 시절 동네 친구를 보는 것 같다. 


내일의 내 별자리는 어떨까? 

하늘을 올려다 보기에 구름이 너무나 많다. 

지금 내 맘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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