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p32. 글쓰기 모임은 좋은 원동력

by 성준

p 114-116 <김은경, 에세이를 써보고 싶으세요?>


요점은 같은 것을 좋아하는 사람들을 만나 긍정적인 기운을 얻는 것입니다.



취업을 준비할 때를 돌아보면 난 사람들 사이에 있었다. 언론 고시반에서 공부를 했고, 작문 모임을 운영하고 있었으며, 영어 회화 모임에 참여하고 있었다. 학원과 모임은 그 성격이 다르다. 학원의 경우는 전문적인 강사에게 수업료를 지급하고 그의 노하우를 배우는 격이라면, 모임은 비슷한 처지의 사람들끼리 모여 서로가 가진 노하우를 나누는 방식이다. 학원이 일방적인 지식과 노하우의 전달이라면, 모임은 거미줄처럼 복잡한 방식으로 그들의 노하우를 주고받는다. 처음으로 무언가를 배우는 입장에서는 학원이 효과적일 수도 있다. 어느 정도 지식이 갖춰진 다음에는 모임이 효과적일 수 있다.


이미 취업 준비 공식에 어느 정도 도가 튼 상태라 학원보다는 그동안의 노하우를 더 날카롭게 벼릴 모임이 나에겐 맞았다. 내가 가지고 있는 장점과 단점들 그리고 내가 생각했던 중요한 포인트를 가볍게 검증할 수 있는 공간이 되었다. 모임에서 중요한 점은 구성원들이 서로 어느 정도 수준이 비슷한가이다. 서로서로 도토리 키재기를 해야 키가 커진다. 서로 아는 지식과 노하우를 겁 없이 뽐내면, 비슷한 관점과 지식에서 자르고, 부수어 좀 더 그럴듯하게 만들어지곤 한다. 때로 수준 차이가 나는 모임은 무료 강의를 하는 것과도 같다고 생각했다. 내가 검증받고 싶은 부분을 새로운 내용으로 받아들이는 모임에서 나는 얻을 것이 없다고 생각했다.


반은 맞았다. 나는 무료 강의를 하고 있었다. 사람이 좋아 몇 번의 모임을 이어나갔더니 구성원들의 실력이 올라가는 것을 느꼈다. 내가 가지고 있던 준비 노하우를 착실히 받아들이더니 사람이 성장하는구나를 느꼈다. 학원이었더라면 수강료라도 받을 텐데. 나는 얻는 것 없이 퍼주기만 했다. 조금 시간이 아까웠다.


그러나 이론과 실전은 다르다. 이론에 완벽해도 실전에서 발휘하지 못한다면, 말해 뭐 할까.

나의 이론은 완벽했다. 그저 내 몸뚱이가 그 이론대로 움직여주지 못한 것일 뿐. 그렇게 취업 시장에서 도태되고 있던 중이었다. 당시의 메이저 언론사의 작문 시험장이었다. 주제는 스핀오프. 스핀오프란 기존의 창작물에서 세계관을 빌려와 이어지는 또 다른 이야기를 만들어 내는 것이다. 쉽게 말하면, 번외 편이나, 속편 정도의 느낌이다. 나는 이것을 며칠 전의 작문 모임의 주제로 다뤘고, 모자란 조원들에게 한 시간 가까운 강의와 내 작업물의 피드백을 주고받았다. 그리고 그 내용들을 야심 차게 쏟아냈다. 물론 최종면접에서 낙방했지만, 2000명 가까운 지원자들 중 6명의 최종까지 오를 수 있었던 것은 그 작문 때문이라고 난 믿는다.


생각이 바뀌었다. 나는 이런 조원들을 만나서 스핀 오프에 대해 기본부터 다시 건드릴 수 있었고, 결과론 적으로 도움이 되었다. 인간은 준비한 방식대로 일을 처리하기도 하지만, 때로는 주위를 변화시키는 작업에서 나의 일이 처리되기도 한다. 같은 목적을 지닌 사람들은 수준과 능력, 심지어 열정의 역량을 떠나 그 만남 자체만으로도 도움이 된다. 이것은 논리적으로 설명이 되지 않는다. 어느 곳에서 나에게 도움이 될지 예측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사람이 비슷한 관심사를 지닌 사람들이 만나면, 배울 거리가 생긴다. 배울 내용이 없더라도 긍정적 마인드는 얻을 수는 있다. 당신이 모임에서 아무것도 배우지 못했다면, 당신은 배울 준비가 되어 있지 않을 뿐이다. 당신이 배우고 싶은 부분을 정해 놓고 그 부분 외의 것들을 보지 못하는 것과 같다. 내가 배울 수 있는 것을 찾는 노력이 필요하다.


사람들 사이에서 만나고, 배우고, 경쟁하기에 나 홀로는 장군이 될 수 없다.





안녕하세요 성준입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저는 이런 글을 쓰고 있습니다.



월/수/금 : 에세이를 써보고 싶으세요?

화요일 : 가족을 심어도 가족은 산다.

목요일 : 짐은 민박집에 두고 가세요

비정기매거진 : 파닥파닥 오늘의 횟 아니 글감

연재 중입니다.


브런치북 <Daddy at home>, <시대극의 주인공이 되어버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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