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성준 Apr 14. 2022

때로는 부끄러워

나만 기억하고 있을지도 모르는 지인의 글에 살며시 라이킷을 누르고 왔습니다. 


한때는 분명 친하다 생각했었는데, 어느 순간 자연스레 연락이 없어졌고 서로의 안부를 물은지 10여년이 넘었다면 그들의 관계는 지인이라고 말해도 될까요? 나도 그를 알고 그도 나를 알고는 있지만 더이상 함께 공유할 것들이 단 하나도 남아있지 않은 사이라면 어떻게 정의를 내려야 할까요?  


예전의 추억이 있으니 언제든 관계를 회복할 수 있는 사이일까요? 이제는 알고 지낸 시간보다 모르는 시간들이 더 깊으니 타인으로 분류를 해야 할까요. 


나와 같은 장소에서 같은 추억을 공유했던 사람들인데 잊고, 잊혀지고 나니 어떻게 관계를 정리해야할지 난감합니다. 더 우스운것은 아마도 나만 그런 고민을 하는것 일 거에요 그 사람들에게 내가 어떤 분류의 존재인지..아마 고민해 본 적도 없지 않을까요? 왜 나만 그런 고민을 하고 있는 걸까요? 



제게 그런 사람이 글을 꽤 잘 써요. 가끔 이 곳에서 그 사람이 쓰는 글들을 보고 있으면, 여전하구나라는 생각부터 딱히 추억이라 부를만한 거리도 없지만 그 당시의 일들이 단편처럼 스쳐지나가고, 그러기도 하거든요 

혹시나 내가 아는 척을 하면 부담이 되거나 불편할까봐 눈으로만 읽었는데 오늘 본 그 사람의 글에 무슨 맘에서인지 응원의 문구를 남기고 왔습니다. 


그냥 잘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던 것 같아요 


나와는 그리 깊은 우정을 쌓지도, 인연을 쌓은 적도 없었던 사람이지만 그냥 잘 되었으면 좋겠다 싶은 사람이 있잖아요 뭐. 그렇다고 딱히 그 사람만을 응원하는 것도 아니구요 

단지 오늘 이 시간에 그 사람의 글이 눈에 밟히고 또 다시 그때의 순간으로 나를 되돌려 놓아서 그런가 봅니다. 


저는 요즘 갱년기인가 봅니다. 

작가의 이전글 이 글도 와이프가 읽으면 안된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