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성준 Feb 23. 2023

한 친구는 이제야 결혼을 하고

다른 이는 그 결혼을 끝을 냈다. 

두어달 뒤면 친구가 장가를 간다. 초등학교 6학년 때 만난 친구가 40대 중반이 되어서야 배필을 찾은 것이다. 함께 어울리던 친구들은 벌써 초등학교 고학년이 되는 자식들이 있으니 아무리 만혼이 흔한 시대라 하여도 늦은 결혼이다. 이제까지 언제 갈거냐. 여자 좀 만나고 다녀라 말을 했지만 막상 결혼을 한다고 이야기 할 때는 마냥 축복만을 해주지는 못했다. 물론 마음 속의 말들이었다. 


한 때 어울리던 친구가 인터뷰를 했다. 경제지의 작은 면에 나온 인터뷰인데 새로이 회사를 차렸고 나름 기대가 되는 아이템이었나보다. 사업을 런칭하면서의 과정과 앞으로의 전망 등 짧은 인터뷰였다. 글의 길이 만큼이나 커다란 사진을 함께 실은 인터뷰였기에 금방 알아보았다. 소식이 끊어진지 한참이 지난 인연이라 나름 근황이 궁금해 포털에서 찾아보았다. 회사의 소식보다 그 친구가 쓴 블로그가 먼저 검색이 되었고 몇몇의 글을 읽게 되었다. 그리고는 그 친구가 이혼을 했다는 소식까지 알게 되었다. 아마 나와 비슷한 시기에 결혼을 했던 걸로 기억하고 자녀도 있었다. 나름 잘 살고 있을 거라 생각했는데 이혼 소식을 접하니 안타까움과 함께 왜일까라는 호기심도 생겼다. 마치 연예인의 가십처럼. 그러나 서로 소식을 전한지 너무도 오래되었고, 이제와 그런걸 묻는다는 것도 이상해 그냥 넘겨 버렸다. 


한 명은 솔로의 생활을 정리하려 하고 다른 한 명은 함께의 생활을 정리했다. 어떠한 선택이든 그들의 상황에서 가장 최선의 선택을 한 것은 분명할 것이다. 어떤이는 40이 넘어서 인연을 찾았고, 다른 이는 40이 넘어서 인연을 끝맺음 한 셈이다. 


Every cloud has a silver lining


한 쪽은 분명 어둡다. 어떤 행복한 가정도 불행한 단면을 가지고 있고, 어떤 불행한 가정도 그들만의 행복한 장면을 가지고 있을 것이다. 100% 행복만을 혹은 불행만을 가지고 있는 삶이 어디있을까? 이제 결혼하는 그 친구도 지금까지의 외로웠을지 모를 (유부남피셜) 어두운 삶은 끝이났다. 이혼의 고달픔을 겪었을 그 친구도 이제는 회사가 언론에 소개될 만큼 나름 자리를 잡아가고 있을 것이다. 마치 교류 전류의 그래프처럼 오르막도 있고 내리막도 있고, 또 다시 오르막도 있는 것 같다. 항상 그러한 것도 아니다. 어제와 오늘과 내일이 모두 다른 기울기를 가지고 있어서 같은 행복값에도 다르게 느낄 수 있는 것이 삶이다. 그들의 삶이 내 삶을 좌지우지 하지 않지만 돌아보게 만든다. 내 삶은 어떤 기울기를 가리키고 있는지 



작가의 이전글 형 그렇게 살면 좋아요?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