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것도 안 해도

by 안녕

지난 주말은

정말 아무것도

하지 않았습니다.




업무 다이어리

한 페이지를 채울 정도로

해야 하는 (사실 주말에 해두면 좋은)

일이 있었는데도,



밤 9시부터 꽤 시간이

남았는데도,



영 손이 잡히지 않더라고요.



할까 말까 고민하다,

그냥 내려놓았습니다.



웬만하면

“내일의 내가 하겠지!” 하는

성격이 아닌데도

어제는 그냥

내려놓았어요.



대신 로맨스 소설집

<로맨스 도파민>

한 권을 다 읽고

가만히 음악을 들으며

시간을 보냈습니다.



무언가를 해야만

알차게, 보람차게 보는 것 같아서

평생을 일정으로 가득 채우며

살았어요.



육아를 할 때에도 분 단위로

일정을 쪼개 아이를 돌보았습니다.

가령 6:00에 분유

6:15에 놀아주기

18:30에 저녁 놀이

19:00에 목욕.



비어있는 시간이 불안했거든요.

헌데 막상 하루를 비워보니

생각보다 좋아요.

일 대신

생각으로

문서 대신

책으로

목소리 대신

음악으로 채우니

마음이 한결 편안해집니다.



이래도 되나, 하는 불안함이 1% 정도

남아 괴롭힐 때면

차라리 이어폰을 끼고

집안일을 했어요.



설거지를 하고

빨래를 개고

방청소를 하고,

곁에 있는 유니와 놀고요.



그렇게 비운 주말을

에너지 삼아

맞이한 월요일은

많이 상쾌합니다.



오랜만에 눈을 뜰 때

몸이 가뿐함을 느꼈어요.

진짜 오랜만에 느끼는 개운함, 이랄까요.



제대로 쉬어야

앞으로 나아갈 수 있음을

새삼 깨닫습니다.



앞으로 방학까지 딱 한 달,

틈틈이 온전히

제대로 잘 쉬면서



뚜벅뚜벅 달려가 볼게요.




아이들 졸업식에서

펑펑 울고

꽃다발 전해주려면

체력이 많이 필요하니까요.



자, 그럼

저는 벌써 지하철역에 다 도착했고

학교까지는 10분 정도 걸어가면

됩니다.



이제 달려 볼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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