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말할 수 있는
여러 가지 이야기들을
두런두런 쏟아내던
한낮의 카페엔
적당한 침묵과
낮으며 부드러운 음성과
고즈넉한 음악이
흘렀습니다.
우리 셋은
한바탕 웃고
가끔은 주변을 둘러보며
각자의 1년을 돌아보다
조금 전,
헤어짐을 고했습니다.
1년 간,
덕분에 많이 행복했던
그 마음을 이제 고이 접어
책장에 가만히 넣어 둡니다.
언제고 열어볼 수 있는
가장 가깝고 가까운 곳에요.
다시 만나고 싶은 구실을
어떻게든 만들고픈 저는
책장에서 꺼내 든 몇 권의 책을
제이와 D선생님에게 건넸습니다.
그 책은 가져도 좋고
돌려주어도 좋은 책.
가진다면 문득문득
나를 기억할 것이고
돌려주기 위해선
한 번을 더 만나야만 하는, 그런
약간은 속내가 보이는 구실을
애써 감추진 않았어요.
책갈피와
향수와
편지와
꽃.
그리고 케이크가 넘실대던
테이블엔
다 먹은 음료만이 덩그러니 남고,
우리는 딸랑, 소리를 내며
거리로 나와 각자의 길로
흩어졌습니다.
저는 부지런히 집으로 돌아와
책장에 꽂아둔 책 한 권을
집어 들었습니다.
지난가을,
마음이 사무치게 괴롭던 시절에
제이가 준 책입니다.
이제야 펼쳐든 책에선
녀석의 마음이 고스란히 묻어납니다.
과분한 마음을 나눈
시절이 갑니다.
저는, 가만히
그저 이 자리에서 가만히,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