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이 시작되었다.

by 안녕

며칠 전엔가,

꿈을 꾸었다.



꿈속엔

올해 졸업한 녀석 두 명이 나왔는데

아니, 중학교 1학년이었다.



나는 그네들 앞에서

수업을 해야 하는데

수업 자료를 준비하지도 못하고

그렇다고 판서를 제대로 하지도 못하며

말 한마디 뻥끗하지도 못한 채

어버버, 하는 모습으로 서 있었다.



이러면 안 되는데,

이렇게 수업을 끝내면 안 되는데,

근데 저 녀석들 졸업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에 휩싸여 정신을 차릴 수가 없을 때 즈음

꿈에서 깨 버리고 말았다.



꿈속에서도 나는

교사랍시고

수업을 제대로 해내지 못한 것에 크게 자책을 했는데

"저 선생님 뭐야." 하는 소리가

현실에서까지 들리는 듯했다.






유니를 돌봄 교실에 데려다주고

집으로 걸어오는 길 내내



- 도대체 그 따위 꿈을 왜 꾸었나,

- 아직도 애들을 보내지 못해 남은 집착인가,



싶어 스스로에게 실망스러웠다.



언제까지 그 아이들을 그리워할 건가,

이제는 보내줘야지,

하고

집에 돌아와서


달력을 보는데



2월이었다.

그래, 2월이 시작된 것이었다.





언제부턴가 2월은

싫은 계절이 되었다.



1월은 모든 것을 내려놓고 잊을 수 있다면

2월은 코앞에 다가온(사실은 한참이나 남은)

3월을 준비하느라 마음이 바쁘기 때문이었다.



나는 꼭 2월엔 드문드문 악몽을 꾸곤 했는데

며칠 전의 꿈이, 그 시작이었던 셈이다.

(꿈에 나온 아이들은 참 예뻐했던 아이들이니 오해 마시길)



어떤 아이들을 만나게 될까,

어떤 한 해를 맞이하게 될까,

하는 생각은

설렘보단 두려움으로 변해

자꾸만 꿈에 나와 나를 괴롭힌다.



특히 이번 2월은

출장도 많고

준비할 것도 많아

마음이 더욱 바쁘다.



이제 한 달 남짓 남은 시간 동안

나는 얼마나 많은 악몽을 꾸게 될까.



가늠조차 가지 않는다.



부디

적당하게 괴로워하다

3월을 맞이하길 바랄 뿐이다.








그렇게,

2월이 시작되었다.






사진: Unsplashmadeleine craine

매거진의 이전글이제는 우리가 서로 떠나가야 할 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