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이름을 자꾸 써 보게 된다

by 안녕

눈물이 났다.

한 장 한 장 넘기는데 마음이 울컥해서.

자꾸만 저 멀리 떨어져 있는

엄마가, 아빠가 생각이 나서.




<내 이름을 자꾸 써 보게 된다>는

제목이 눈에 들어와 빌린 책은

할머니들이 쓴 시집.




책방에 모여 앉아 시를 읽기도 하고

쓰기도 하며 모은 글로 책을 엮었다고.




시의 운율이고 비유를 따지며

가르치던 내게

할머니들의 시는

그 자체로 울림을 주었다.



흔히들

이런 시를 보며 “투박하지만 삶의 결이

그대로 담겨 있다. “고들 하는데

‘투박하다’에는 물음표를 갖게 된다.



삶이란 것은

언제나 유려할 수 없는 것.

삶의 흔적을 좇다 보면

가끔은 사무치게 힘들고

둥성둥성 건너뛰다가도

촘촘히 붙들고 싶은 것.




그 마음 그대로를

그 기억 그 자체를

한 글자씩 이어 붙인 것은

이미 투박함을, 유려함을

넘어선 것이 아닌가.




때로는 다듬지 않아서

아름다운 것들도 있지 않은가.




놀이터에서 뛰노는 아이들의 웃음소리처럼,

갑작스럽게 보게 된 시험에 아우성치면서도

슬몃슬몃 시험준비를 하는 웅성거림처럼.

지친 퇴근길, 마중 나온 딸아이를 보며

말보다 먼저 튀어나온 몸짓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