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쉽니다.

by 안녕


오늘은 쉽니다.


어린이집 방학이 이제 고작 2일 남았는데

아이랑 나가 논 건 겨우 2번뿐인 게

문득 생각났기 때문입니다.


어젯밤

엄마랑 놀고 싶다고

바짓가랑이를 붙잡고 노는 아이의

눈물이 자꾸 떠오르기 때문입니다.


아주 잠깐, 마트 가는 길에 들른

놀이터에서 그 흔한 미끄럼틀에

숨 넘어가게 웃던 녀석의 웃음소리가

귓가에 아른거리기 때문입니다.


군데군데 가루가 흩어져

잔소리를 안 할 수 없는 플레이 도우로

햄버거도 만들고 구슬도 만들며

졸린 눈 비벼가며 버티고 버티던

모습도 잊을 수 없기 때문입니다.


설거지에 빨래에 청소에 요리에

내가 바쁘면 바쁠수록

무한대로 보여주는 티브이 만화를 보는 걸

가만히 들여다보면 너무나 미안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오늘은 쉽니다.


무조건 쉽니다.


매거진의 이전글서점에 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