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원하는 날

매일 반복될 너와 나의 아침 풍경

by 안녕

am 7:30

커튼 뒤로 슬며시 비치는

햇살이 나를 깨운다.

아침이다.


am 7:40

부스스한 머리, 무릎이 튀어나온 잠옷채로

조심스럽게 방문을 연다.

냉수 한 잔 들이켜고

냉장고에서 콩나물, 두부, 계란을 꺼낸다.


am 8:00

삐- 삐이- 삐- 삐이.

계란찜이 완성됐다.

부글부글 보글보글 끓어오르는

콩나물국에 후추 톡톡.

감칠맛이 살아난다.


am 8:20

아직 단잠 중인 딸의 볼에

뽀뽀를 한다. 쪽, 쪽, 쪼옥-

낑낑 거리는 녀석에게

조금만 더 누워있으라며 토닥인다.

딱, 5분만 더 두자.


am 8:30

쿠키 병정, 하늘 요정,

밤새 부푼 샛노란 기저귀 이야기를

속삭이며 아이를 깨운다.

보채듯 보채지 않는 느낌으로.

달래듯 달래지 않는 느낌으로.


am 8:40

콩나물국이 너무 뜨거워

후후 불어주니 재밌는 듯 웃는다.

계란찜과 콩나물과 두부와 밥이

입 안에서 어우러지는 시간.


am 9:00

머리를 감고, 옷을 입고, 선크림을 바른다.

아직도 유튜브 앞에 넋을 놓은 아이의

체육복, 양말, 가방, 이불 그리고 약을 챙겨둔다.

아, 마스크를 빼먹을 뻔.


am 9:20

유튜브가 끝나 울먹일 타이밍에

옷을 입히고, 약을 먹이고,

어린이집이 얼마나 재밌을지 꼬드긴다.

장난감, 간식, 친구들, 그리고 체육놀이가 널 기다린다고,

너무 보고 싶어 한다고 약간 과장도 한다.


am 9:30

띵 - 엘리베이터의 문이 열리고

우리 둘은 각자 다른 마음을 품고

그곳으로 들어간다.


am 9:33

선생님, 안녕하세요.

신발 벗고 인사하고 들어가는 녀석에게

잘 놀다 와, 엄마는 출근하고 올게,라고 덧붙이며

있는 힘껏 손을 흔들어주다

뒤도 돌아보지 않고 헤어진다.

그래야 한다.


am 11:00

동네 카페에 앉아있다.

앞엔 커피와 쿠키와 도서관에서 빌린 책들이

어지러이 쌓여있다.


아, 드디어 어린이집 방학 끝.

진짜 방학 시작.





Photo By Ocean Ng on 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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