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을 하고 싶은가. 내게 물었다. 내가 무엇을 할 수 있냐고 되묻자, 답은 돌아오지 않았다. 나는 그렇게 굳은 채로 하릴없이 고개를 치켜들었다. 가로막힌 천정에는 형광등이 하얗게 빛나고 있었다. 불투명한 막에도 선명하게 존재를 드러내는 빛에, 나는 눈이 시렸다. 얼굴을 감싸 쥐고 꾸욱 짓누르다 풀어헤치듯 헤집어 올리며 머리칼을 헝클어보아도 무엇 하나 풀리지 않는 이 막막한 답답함을 나는 어찌하지 못한 채 손을 떨궜다. 찰나 깜깜했던 눈이, 차차 빛에 적응하듯 아른거리던 시야가 명징하게 사물의 형체를 바로잡아도 내가 발디딛 자리는 어째서인지 휘청거려 나는 감히 발을 딛지 못하고 책상에 고개를 처박았다. 울컥거리는 가슴께, 나는 무엇에 이름을 붙이려 했는지 잊은 채 속절없이 멀미를 참지 못했다. 저기 흔들리는 건 내 못 이룰 망인가, 나를 붙드는 건 내 끌어내릴 망인가. 그 망 속에서 나는 망망하여 그저 잠들고 싶었다. 어느 것 하나 마주하고 싶지 않았다. 불투명한 망 속에서 번듯이 존재를 드러내는 빛이 날카로워 나는 절명했다. 끊어낸 것은 단순한 빛이었다. 그렇게 침잠하여 망망한 흑해를 떠다니던 조각난 면은… 발붙일 곳 없이 부유하다 그대로 증발해버리면 좋았을 걸….
해는 어김없이 떠오르고 흉은 속없이 식을 탐하네. 떠날 수 없는 본을 능욕 하누나. 네 부름에 답하는가. 내 답 없이 그저 잠들고만 싶사오만, 소 없이 어찌 그리 나를 보는가. 그 적막 속에 어디 나를 두었나. 광명은 어디 가고 광기만 남았으니. 끓는 기를 내 어찌 풀어야 할지 답이 없어 그리 묻어두었다오. 누구도 보지 못할 곳에 그리 묻어두었건만. 내 어찌 밤이면 찾아와 무엇도 이루지 못하게 하느냐. 가시라 가셔라, 제발 저 멀리 날아가셔라. 음이고 움이고 나는 이제 버거우니 능욕일랑 그만두고 이 허령한 신도 허무한 념도 고 없이 거둬주오. 그리 구하고 원한들 단 한 번도 내게 응하지 않으니… 내 어찌 그 신령함을 믿겠습니까.
당신은 그저 허한 무일뿐입니다.
그러니 실도 재도 없이 부디 공하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