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리뷰
제목 : 달리기가 나에게 알려준 것들
저자 : 오세진
책소개
작가이자 러너인 저자가 달알못에서 런린이를 거쳐 달림이로, 5년차 러너가 되기까지의 삶과 달리기에 대해 이야기한다. 중학교 이후로 뛰어본 기억이 전무한 사람, 버스를 놓칠까봐 뜀박질했던 게 전부였던 사람, 세상에서 가장 지루한 운동이 달리기라고 생각했던 사람, 그리고 스스로 '나는 잘 뛸 수 없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던 사람이 인생운동을 만나 어느 때보다 행복하고 누구보다 건강하게 살아가고 있다.
세 번의 사고로 무너진 몸 때문에 작가는 알 수 없는 원망의 시간을 보냈다. 그때 함께 달려보지 않겠냐며 권유한 지인이 있었고, 이 핑계 저 핑계를 대다 어쩔 수 없이 한 번 뛰게 되었다. 아무튼, 어쩌다 시작된 달리기. 격하게 달리고 싶지 않았고 끝까지 피하고 싶었지만 그 이후로 작가는 오늘도 달리고 있다.
200미터 달리기도 힘들어했는데 10킬로미터를 달리게 됐고, 10킬로미터 이상은 절대 뛸 일 없을 거라 생각했지만 다리와 몸을 동력삼아 움직이는 것의 가치를 알고 나서 하프, 풀코스를 이어 뛰게 됐다. 첫 마라톤, 첫 풀코스의 느낌은 수시로 행복으로 재생됐고, 잔잔한 일상에 활력을 불어넣어주는 인생 달리기를 만났다. 고비사막 250킬로미터를 일주일 동안 달렸고, 100킬로미터 장거리 트레일(홍콩100)을 부상 없이 완주했다.
달리기를 하며 생각하고 배우고 느낀 것들.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지난 시간 동안 달리기가 작가에게 알려준 것들은 어제의 나보다 한 걸음이라도 움직인 자신을 응원하며, 자신을 소중하게 생각하고 나답게 행복을 누리고 싶은 사람들에게, 앞만 보고 달리다 길을 잃은 사람들에게 쾌감과 정화의 소중한 이정표가 되어줄 것이다.
[출처 : 알라딘]
기억에 남은 한 문장
사막의 서막, 고비사막레이스
그 힘든 걸 왜 하려 하는지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는 이들도 있었다. 수백 만 원을 준다 해도 나라면 거기 안 간다고 이야기하는 지인들도 있었다. 그러게 나는 왜 사막에 가려고 하는 걸까? 자문해봤다. 생각이 많아지다가 이내 단순해진다. 나를 사막으로 데려간 것은 마음이다. 내 마음이 그곳에 나를 데려다놓았다. 내세울 만한 멋진 스토리도 없고 누군가에게 감동을 줄 만한 이유는 없지만 내가 내 마음에 충실하고자 떠나온 길이다. 그게 이유다. 마음이 원해서 하는 일에 무슨 설명이 더 필요할까.
p. 39
어디까지 가게 될까
스스로 한계를 지우지 말자. 과연 몇 킬로미터까지 달릴 수 있을지, 얼마나 빠르게 뛸 수 있을지는 중요하지 않다. 미리 선 긋지 말고 몸이 나아가는 대로 마음이 시키는 대로 그저 즐겁게 임하는 것이다. 그러다 보면 생각보다 아주 먼 곳까지 나아가는 자신을 발견하는 순간이 올 것이다. 그리고 그 길위에서 누구보다 행복한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장담한다. 달리기나 인생이나 끝까지 가봐야 안다. 삶도 달리기도 피니시 직전까지 장담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기에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달려보자. 어디까지 가게 될지 그 끝은 어디일지 함께 가보자.
p. 262
감상평
평소 SNS에서 보던 작가의 이야기가 궁금했다. 산과 관련된 콘텐츠를 보면서 건강한 사람이구나 생각했지만 그녀의 시작은 달랐다. 세 번의 사고로 몸이 많이 안 좋아 200미터 달리기도 힘들어했었던 작가는 10km, 하프, 풀코스를 넘어 이제는 100km 장거리 트레일도 부상 없이 완주했다고 한다. 그런 작가의 모습에서는 긍정적이고 도전적인 면을 볼 수 있었다. 그리고 나도 뭔가 해봐야겠다는 마음을 슬며시 떠오르게 만들었다.
인생의 체력 정점이 25살이라는 말을 들어본 적이 있다. 하지만 나는 그보다 조금 더 빨리 그 시기가 찾아왔었다. 그 이후 체력의 그래프는 하향 곡선을 그리다, 한동안은 유지하기를 반복했다. 지금의 내가 그때의 나를 이길 수는 없다고 생각했지만 이 책을 읽고 스스로 한계를 긋지 말아야겠다고 마음먹었다. 반복되는 일상에 안주하며 정체되고 싶지 않다. 뭐라도 더 해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