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리뷰
제목 :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
저자 : 룰루 밀러
책소개
‘방송계의 퓰리처상’으로 불리는 피버디상(Peabody Awards)을 수상한 과학 전문기자 룰루 밀러의 경이로운 논픽션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여러 언론 매체에서 ‘2020년 최고의 책’으로 선정할 만큼 수많은 찬사를 받은 화제의 베스트셀러다.
집착에 가까울 만큼 자연계에 질서를 부여하려 했던 19세기 어느 과학자의 삶을 흥미롭게 좇아가는 이 책은 어느 순간 독자들을 혼돈의 한복판으로 데려가서 우리가 믿고 있던 삶의 질서에 관해 한 가지 의문을 제기한다. “물고기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은 엄연한 하나의 사실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또 무엇을 잘못 알고 있을까?” 하고 말이다. 누군가에게는 이 질문이 살아가는 데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세상을 바라보는 “진실한 관계들”에 한층 가까이 다가가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에게는 분명 이 책이 놀라운 영감과 어느 한쪽으로도 치우치지 않는 폭넓은 시야를 제공해줄 것이다.
[출처 : 알라딘]
기억에 남은 한 문장
민들레
어떤 사람에게 민들레는 잡초처럼 보일지 모르지만, 다른 사람들에게는 그 똑같은 식물이 훨씬 다양한 것일 수 있다. 약초 채집가에게 민들레는 약재이고 간을 해독하고 피부를 깨끗이 하며 눈을 건강하게 하는 해법이다. 화가에게 민들레는 염료이며, 히피에게는 화관, 아이에게는 소원을 빌게 해주는 존재다. 나비에게는 생명을 유지하는 수단이며, 벌에게는 짝짓기를 하는 침대이고, 개미에게는 광활한 후각의 아틀라스에게 한 지점이 된다.
그리고 인간들, 우리도 분명 그럴 것이다. 별이나 무한의 관점, 완벽함에 대한 우생학적 비전의 관점에서는 한 사람의 생명이 중요하지 않아 보일지도 모른다. 금세 사라질 점위의 점위의 점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것은 무한히 많은 관점 중 단하나의 관점일 뿐이다. 버지니아주 린치버그에 있는 한 아파트의 관점에서 보면, 바로 그 한 사람은 훨씬 더 많은 의미일 수 있다. 어머니를 대신 해주는 존재, 웃음의 원천, 한 사람이 가장 어두운 세월에서 살아남게 해주는 근원.
p. 227
감상평
작년부터 너무 많이 이곳저곳에서 보였던 책이라 궁금함에 구매해뒀었다. 이 책의 주제 분류는 ‘과학’이라 지루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오랫동안 책상 한편에 누워있다가, 쌓여있던 책들을 대부분 읽었기에 이제는 읽어 보자는 가벼운 마음으로 한 장씩 페이지를 넘겼다. 처음에는 소설인가 했다. 이런 게 사실일까 하는 생각이 계속 들었기에. 점점 책에 빠져든다. 그리고 금세 작가의 에필로그를 읽고 있었다.
우리가 이름 붙여주지 않아도 이 세계에는 실재인 것들이 존재한다. 과학이 모든 것을 증명한다고 생각했지만, 우리가 잘못 알고 있는 무언가가 있을 거라는 의심을 하게 되었다. 시야에 대한 고민을 하게 되었다. 그리고 이 책을 통해, 의심하지 않고 그저 옳다고 믿을 때 발생하는 오류가 얼마나 위험할 수 있는지 깨닫게 되었다.
‘내가 하는 것들이 최선이 아니거나, 옳지 않을 수도 있다’는 생각을 늘 하려 한다. 그래야 스스로를 돌아보고 더 나은 무언가를 찾으려 노력할 수 있다. 하나의 관점만을 고집하지 말자. 더 폭넓은 시야가 필요하다.